미얀마 자유 총선 다음날인 9일(현지시간)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의 압승이 유력해지자 양곤 시내에 위치한 NLD 당사 앞에 모인 지지자들은 ‘강인한 공작새(The strong peacock)’란 제목의 응원가를 소리 높여 불렀다. 지지자들은 빨간 바탕에 하얀 별과 금빛 공작새가 그려진 깃발(사진)을 높이 흔들며 시내를 활보했다. 민주화를 자축하는 순간마다 ‘공작새’가 등장한 이유는 무엇일까. 공작새가 NLD의 상징동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실 공작새는 NLD뿐 아니라 미얀마 자체를 상징하는 동물이기도 하다. 공작새는 영국 식민지로 전락하기 전 19세기 버마 왕조의 깃발에도 사용됐으며, 버마의 독립운동가들도 이 공작새 문양을 사용해 왔다.
공작새가 들어간 현재 NLD의 깃발도 1948년 버마 독립 이전 버마학생회연합이 사용한 데에서 유래한 것이다. 수치 여사의 아버지 아웅산 장군도 이 연합의 일원인 랑군대 학생회 서기를 지낸 바 있다. 이후 1962년부터 군부독재가 계속되면서 이 공작새는 민주화 세력을 중심으로 ‘군부독재와의 싸움’을 상징하는 동물이 됐다. NLD 깃발 가운데 빨간 바탕에 하얀 별은 태평양전쟁 중 미얀마가 일본의 지배를 받았던 1942∼1944년 항일 반(反)파시스트 투쟁 당시 사용한 깃발에서 유래한 것이다.이종선 기자
공작새가 민주화 상징된 까닭은…
입력 2015-11-10 2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