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대형집회에 대입 논술까지… 경찰 ‘비상’

입력 2015-11-10 20:30 수정 2015-11-10 20:35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 진입로에 10일 수시모집 논술시험을 치르는 14, 15일 교내 차량 진입을 전면 통제한다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14일에는 서울의 12개 대학에서 논술과 면접시험이 치러진다. 연합뉴스
서울에서 초대형 집회·행진이 예고된 이번 주말을 앞두고 경찰이 긴장하고 있다. 토요일(14일)에는 대입 논술·면접시험까지 겹쳐 상당한 교통 혼잡이 예상된다. 경찰은 집회 주최 측에 행진 취소 등을 요구했다.

민주노총과 전국농민회총연맹, 한국진보연대 등 53개 단체로 구성된 민중총궐기투쟁본부는 14일 오후 4시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박근혜 정권 퇴진! 뒤집자 재벌세상! 민중총궐기 투쟁대회'를 연다. 투쟁본부는 10만명 참가를 목표로 내건 상태다. 주최 측은 15만∼16만명, 경찰은 8만명가량 운집할 것으로 보고 있다. 2008년 광우병 집회 이후 최대 규모다.

요구 사항은 역사 교과서 국정화 철회, ‘노동개악’ 중단, 세월호 인양과 진상규명, 비정규직 문제와 청년실업 해결, 쌀 수입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포기 등 사회 전 분야 주요 의제를 망라했다. 각 단체는 이날 오전부터 종로구 일대와 서울역 광장, 대학로 등지에서 사전 집회를 마치고 서울광장으로 집결한다.

경찰은 집회 성격과 주도 단체 등을 볼 때 시위가 과격 양상을 띨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투쟁본부는 청와대 진출도 계획하고 있다. 대규모 시위대가 청와대로 향할 경우 경찰과의 충돌은 불가피하다.

경찰은 전원이 비상근무에 들어가는 최고 비상령 ‘갑호 비상’을 발령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 경찰만으로는 대응하기 어렵다고 보고 부산 등 전국 각지 기동대를 불러올릴 계획이다. 차벽과 물대포도 동원한다.

문제는 이날 오전 8시부터 오후 7시 사이 서울권 12개 대학에서 대입 논술과 면접시험이 치러진다는 점이다. 응시자는 약 12만명이다. 대학별 시험은 2∼3시간씩 시간대를 나눠 치러진다. 오전에는 큰 영향을 받지 않겠지만 본 집회를 전후로 한 오후 시간대에는 극심한 교통 혼잡이 빚어질 수 있다. 경찰 관계자는 “수험생은 자가용보다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교육부 및 학교 측도 관련 대책을 수립해 달라”고 당부했다.

경찰은 추가로 접수되는 집회·행진 신고를 금지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집회 주최 측에는 가급적 서울광장 주변에 집결해 달라며 이미 신고된 행진은 취소하거나 구간을 단축해줄 것을 요청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