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상위 20%에 속하는 남성은 하위 20% 남성보다 평균 7.5년 더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도 상위 20% 계층이 하위 20%에 비해 4년 더 사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역별로는 경기도 용인·과천시, 서울 서초·강남구 등 ‘부자 동네’의 기대수명이 길었다.
◇소득 많으면 더 오래 산다=소득과 수명이 비례한다는 사실은 국민건강보험 빅데이터 분석으로 확인됐다. 강영호 서울대 의대 교수(의료관리학연구소장)는 2009∼2010년 건강보험공단 자료로 소득수준별, 시·군·구별 기대수명과 격차를 산출해 10일 발표했다.
전체 국민의 평균 기대수명은 81.44세인데, 소득 하위 20% 계층은 77.59세, 상위 20%는 83.70세로 6.11년 차이가 났다. 특히 남성은 73.58세(하위 20%)와 81.1세(상위 20%)로 소득이 많으면 평균 7.52년이나 더 사는 것으로 분석됐다.
소득 상위 20%와 하위 20%의 기대수명 차이를 광역시·도별로 비교하면 울산·서울·경기·인천 등 도시 지역은 격차가 4∼5년으로 상대적으로 작았다. 반면 농촌 지역이 많은 강원·전남·제주·전북에선 소득계층 간 기대수명 격차가 7∼8년으로 벌어졌다.
강 교수는 “사회경제적 상태가 좋지 않은 지역일수록 기대수명이 낮을 뿐 아니라 소득계층 간 격차도 벌어지는 이중 부담을 안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사회경제적 상태란 교육, 주거 환경, 직업 등의 수준을 뜻한다.
◇낙후 지역 기대수명 짧아=시·군·구별 평균 기대수명을 비교했을 때 상위 1∼10위는 서울과 경기의 지방자치단체가 휩쓸었다. 경기 용인 수지구가 84.8세로 1위였고 경기 과천시, 성남 분당구, 서울 서초·강남·송파구 등이 뒤를 이었다.
기대수명이 가장 짧은 곳은 전남 해남군으로 78.67세였다. 1위와 약 6.1년 차이가 났다. 강원 영월·철원군·태백시, 경남 창녕군 등 상대적으로 낙후된 지역의 기대수명이 짧았다. 서울도 구별로 기대수명이 달랐다.
성별로 남성의 기대수명이 가장 높은 곳은 경기 용인 수지구(82.58세)였고 가장 낮은 곳은 전남 고흥군(74.18세)이었다. 여성은 경기 과천이 87.32세, 강원도 영월이 82.5세였다.
강 교수는 “자체 개발한 지역박탈지수와 기대수명의 관련성을 알아보는 통계 분석을 했더니 깜짝 놀랄 정도로 높은 상관관계가 나타났다”면서 “중앙정부가 사회경제적으로 부족한 지역에 여러 자원을 투입해 기대수명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
[국민건강보험 빅데이터 분석] 수명도 부익부 빈익빈… 소득 상위 20% 남성, 하위 20%보다 7.5년 더 살아
입력 2015-11-10 2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