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목전쟁’ 전선 넓어진다… 시장잠식에 놀란 시계업계 IT기업과 손잡고 대반격

입력 2015-11-10 19:52 수정 2015-11-10 22:55

스마트워치 시장을 두고 시계업계와 IT업계가 전쟁을 벌이고 있다. 삼성전자, 애플 등 IT 업체들이 스마트워치로 기존 시계시장을 빠르게 잠식해 오자 시계 업체들이 반격에 나섰다.

스위스 명품시계 업체 태그호이어는 9일(현지시간) 스마트워치 태그호이어 커넥티드를 출시했다. 인텔이 스마트워치에 들어간 칩셋을 담당했고, 운영체제는 구글의 안드로이드 웨어다. 자체 기술력이 없는 태그호이어는 명품 브랜드를 빌려주고, 인텔과 구글은 기술력을 제공하는 대신 태그호이어 브랜드를 활용하는 협업을 한 것이다. 태그호이어 커넥티드의 가격은 1500달러(약 173만원)로 안드로이드 웨어 탑재 스마트워치 중 가장 비싸다. 이 제품은 태그호이어 까레라 모델을 기반으로 디자인해 겉으로 보기엔 일반 시계와 차이가 없다.

그동안 스마트워치 시장에 명품을 지향한 제품은 애플워치가 유일했다. 스마트워치의 기능이 대동소이하다는 걸 고려하면 강력한 브랜드 파워가 있는 태그호이어가 고가 시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가능성이 크다.

태그호이어는 만약의 경우를 대비한 ‘안전장치’도 구비했다. 커넥티드 구매 고객이 2년 후 1500달러를 내면 일반 태그호이어 까레라 모델로 교환할 수 있는 보상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마음에 안 들면 일반 시계로 바꾸라는 것이다. 총 3000달러가 들지만 태그호이어 제품 가격이 3000달러 이상이기 때문에 나쁘지 않은 조건이라고 미국 IT매체 엔가젯은 평가했다.

스위스시계협회에 따르면 3분기 시계 수출은 전 분기보다 8.5% 하락했다. 블룸버그는 2009년 이후 분기별 최대 하락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20만∼60만원대 스마트워치 출현이 스위스시계 업계에 직격탄이 됐다고 보고 있다.

스마트워치 제조업체가 삼성전자, 화웨이, 모토로라 등 아시아에 집중된 것이 원인이다. 특히 삼성전자가 10월부터 판매하기 시작한 기어 S2는 시장에서 인기 몰이를 하고 있다. 기어 S2는 한국에서만 하루 2000대 이상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금까지 국내에서만 7만대가량이 판매된 셈이다. 중국에서는 예약판매 8시간 만에 18만대가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기어 S2 클래식은 물량이 부족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삼성전자는 중국 두바이 등에서 기어 S2 출시 행사를 여는 등 적극적인 마케팅에도 나서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삼성전가 스마트워치를 모바일 기기로 접근했다면 기어 S2는 시계를 기반으로 만든 느낌”이라며 “소비자들은 스마트워치를 기본적으로 시계라고 규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애플도 3분기 450만대의 애플워치를 판매하며 스마트워치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패션 업계에선 미국 업체 파슬이 ‘Q’ 브랜드로 스마트워치 3종류를 내놨다. 가격은 모두 200달러 미만이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