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는 세계에서 마약사범에 대한 가장 강력한 처벌을 하는 나라로 꼽힌다. 마약 거래 규모가 크거나 상습범일 경우 웬만하면 사형시킨다. 사형도 미국처럼 고통 없이 죽이는 게 아니라 총살에 처한다. 지난 4월에는 외국인 마약사범 7명을 총살해 호주, 브라질 등과 심각한 외교 마찰을 빚기도 했다.
그렇다고 사형수가 나올 때마다 매번 처형하기는 쉽지 않아 1년에 세 차례 정도 나눠서 사형을 집행한다. 이 때문에 사형수들을 한동안 수감해야 하는데, 문제는 교도소 직원들의 부패가 심각해 사형수들이 탈옥하는 경우가 잦은 게 당국의 커다란 골칫거리였다.
이 때문에 인도네시아 무디 와세소 마약단속청장은 최근 ‘특단’의 대책을 내놓았다. 그는 현지 매체 템포와 인터뷰에서 “무인도에 사형수 전용 교도소를 만들고, 그곳의 경비는 악어에게 맡길 계획”이라고 밝혔다고 영국 BBC방송과 AFP통신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는 “악어는 뇌물을 받지도, 또 꼬임에 넘어가지도 않기 때문에 사람보다 오히려 경비를 더 잘 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와세소 청장은 조만간 인도네시아 각 섬을 돌아다닐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가장 사납고 거친 악어들을 찾아낼 계획”이라며 “악어는 최대한 많이 투입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런 교도소를 언제 오픈할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현지에선 1973년 개봉한 007영화 ‘사느냐 죽느냐’에서 제임스 본드가 악어 등판을 징검다리 삼아 갇혔던 섬에서 탈출하는 장면처럼 마약사범들이 악어를 밟고 도망칠 수도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에 와세소는 “에이, 사형수들한테 그런 실력은 없다”고 단언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월드 화제] 탈옥하려면 악어를 매수하라?
입력 2015-11-10 2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