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온의 소리-권순웅] ‘간절DNA’와 ‘간절영성’

입력 2015-11-10 19:32

‘YMCA 야구단’이란 영화가 있다. 영화의 상당 부분은 작가가 지어낸 이야기다. 그러나 YMCA 야구단은 실제 존재했다. 미국 선교사 필립 질레트가 1905년 황성기독교청년회 회원들에게 가르치기 시작했다. 일제강점기에 꿈을 잃어버린 청년들에게 야구라는 스포츠를 통해 꿈을 심어주지 않았나 생각한다. 이후 야구는 국민스포츠로까지 발전했다. 지역을 연고로 하는 고교야구 시대에서 프로야구의 시대로 문을 활짝 열었다.

필자가 아는 한 목사님은 야구를 참 좋아했다. 설교시간에 야구를 천국과 비교해 말씀을 전하면서 “선수들이 오직 홈인을 위해 뛰고 뛰듯이 성도는 천국의 푯대를 위해 달려야 한다”고 했다.

야구를 인기종목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탁월한 선수가 나타나야 한다. 그들을 스포츠 스타라고 한다. 그들이 스타가 되기까지 ‘간절DNA’가 있었다. 우수한 선수가 되기 위한 열망, 간절한 훈련, 승리에 대한 간절함을 ‘간절DNA’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올가을에 프로야구 결승전인 한국시리즈가 있었다. 5년 연속 우승을 기대하던 팀은 힘 한 번 쓰지도 못하고 패배했다. 가장 큰 원인은 그 팀의 기둥 역할을 했던 선수들이 억대 도박혐의를 받고 있어 출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어떻게 된 일일까. 프로선수들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오르면서 그들을 배부른 사람으로 만든 것일까. 사실 그들은 오랜 시간 동안 열심히 훈련하고 진력을 다해 시합을 승리로 이끌어 온 자들이다. 그렇게 뛰어난 실력을 갖추려면 ‘간절DNA’가 없으면 안 된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왜 이런 엄청난 잘못을 범했을까.

‘간절함이 열정을 이긴다’라는 책을 쓴 모그룹의 대표가 있다. 스무 살이 되기 전 단돈 7만6000원을 들고 서울에 무작정 상경했다고 한다. 말단 직장인으로 시작해 연 매출이 1조 원에 달하는 기업의 회장이 됐다. 성공신화를 만든 ‘간절DNA’의 주인공이다. 그런데 ‘간절DNA’로 성공의 무대를 만들었으나 성공 후 공허함에 대한 답은 다음 책으로 미룬 듯하다. 프로야구 선수들의 도박사건은 간절한 성공을 이룬 뒤 오는 공허함이 중요한 요인이 아닐까 싶다.

진정으로 성공한 삶을 위한 준비는 ‘간절DNA’만으로는 부족하다. 바로 ‘간절영성’이 필요한 것이다. 영성은 무엇인가. 하나님과의 체험적 교제를 말한다. 하나님과의 교제에서 ‘간절영성’은 전인적으로 집중하는 것을 말한다. 인디언 선교를 했던 데이비드 브레이너드 선교사는 “1740년 6월 어느 날 들판을 걷다가 기도를 하는 중에 하나님 안에서 이루 말할 수 없는 향기로움과 기쁨을 맛보았다”고 영적 체험을 전했다.

청교도 신학자 존 오웬도 “그리스도의 심령은 우리 가운데 무한한 즐거움을 준다. 어떤 슬픔도 없다. 우리가 살아가는 매일매일은 그리스도의 혼인날이다”라고 했다. 유진 피터슨은 ‘부활’이란 책에서 “부활의 경이로움과 친밀감을 통해 일 중독증이나 과도한 경쟁 스트레스를 극복하는 영성을 형성할 수 있다”고 했다.

‘간절영성’은 삶의 자리에서 하나님을 갈망하는 것이다. 클레이튼 커쇼는 미국 메이저리그 최고의 투수다. 그는 시즌을 보내고 나면 제3 세계의 가난한 이웃을 찾아 봉사활동을 하곤 한다. 아마 그에게 영향을 준 사람은 아내 헬렌이 아닌가 싶다. 삶으로 전도하는 크리스천들이다. ‘간절DNA’는 사람을 도박장으로 끌고 갈지 모르지만, ‘간절영성’은 아름다운 전도자로 그 삶을 이끈다.

권순웅 목사 (동탄 주다산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