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발생한 ‘사망 교통사고 뺑소니’ 사건의 피의자가 100% 검거됐다. 경찰은 이를 자축하고 있지만 ‘크림빵 아빠 뺑소니 사건’ 부실수사에 대한 만회성 뒷북 성격이 강하다.
경찰청은 올 들어 지난달까지 전국에서 발생한 사망 뺑소니 사고 125건의 가해 운전자 전원을 검거했다고 9일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154건 중 97.4%인 150건을 해결했다.
전체 뺑소니 사고 해결률은 95.1%(7582건 중 7207건)로 지난해보다 4.5% 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7266건 중 90.6%인 6580건을 해결했다. 지방경찰청별 검거율은 부산(99.3%) 대구(98.8%) 제주(98.7%) 순으로 높았다. 가장 낮은 전북(91.4%)도 90%대를 기록했다.
경찰은 ‘국민 중심으로 교통사고 조사 절차를 개선해 만족도를 높인 사례’라고 자평했다. 뺑소니 검거 우수 수사관에게는 경찰청장 표창을 수여하고 우수 사례를 공유키로 했다.
하지만 자발적으로 이룬 성과라고만 보기는 어렵다. 올해 1월 충북 청주에서 발생한 ‘크림빵 아빠’ 사망 사고 당시 경찰은 부실한 초동수사로 비판을 받았다. 사건이 세간에 회자되며 주목받지 않았다면 끝내 미제로 남았을지 모른다.
경찰은 뒤늦게 30여명 규모의 수사본부를 꾸려 사고 발생 후 한 달 가까이 지나서야 범인을 검거했다. 경찰청장이 뺑소니 사고 발생 시 가용인력을 총동원하라고 지시한 것도 이 사건 때문이다. 올해 검거율 성과가 그 결과라는 점은 경찰 스스로 인정한다.
검거된 뺑소니 피의자 중에는 음주운전으로 70대 행인을 치어 숨지게 하고 달아난 운전자도 있었다. 김모(50)씨는 지난 8월 28일 오후 8시 반쯤 광주 북구에서 1t 트럭을 몰고 가다 길을 건너던 김모(71)씨를 치고도 아무 조치 없이 달아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운전자 김씨의 혈중 알코올농도는 운전면허 취소 기준을 넘긴 0.119%였다고 한다.
머리 등을 크게 다친 행인 김씨는 다른 운전자의 신고로 인근 병원에 옮겨졌지만 숨졌다. 그는 아내에게 줄 바나나와 포도, 식빵을 사서 집으로 가던 길이었다. 전남 담양 방향으로 달아난 운전자 김씨는 다음날 자택에서 긴급 체포됐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올해 사망 뺑소니 범인 100% 잡았다… ‘크림빵 뺑소니’ 부실수사 지적에 인력 총동원
입력 2015-11-09 21: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