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다비치 논란… 잔뜩 찌푸린 가요계

입력 2015-11-09 19:33
아이유 노래 '제제' 소아성애 논란
전 소속사 꼼수에 당한 '다비치'
가요계가 시끄럽다. 아이유의 미니앨범에 수록된 노래 ‘제제(Zeze)’를 둘러싼 소아성애 논란이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고, 여성 듀오 다비치는 전 소속사가 무단으로 싱글 음반을 출시하는 초유의 사건으로 활동에 차질이 생겼다.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 제기된 ‘아이유 제제 음원 폐기를 요청합니다’라는 청원에 대해 9일 오후 현재 3만3900명이 서명에 동참했다. 아이유가 공식 사과문을 발표한 지난 6일 10만명 서명을 목표로 올라온 이 청원은 3일 만에 목표 인원의 3분의 1을 채웠다.

네티즌 데칼코마니킴은 “영향력 있는 대중 가수가 해서는 안 될 일을 했는데 반쪽짜리 해명을 하고 음원을 계속 파는 건 아이유란 이름으로 소아성애 코드를 상업적으로 계속 이용하는 것”이라며 청원을 제기했다.

‘제제’의 소아성애 논란은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를 국내 출간한 출판사 동녘의 문제제기로 시작됐다. 동녘은 지난 5일 페이스북을 통해 “제제는 다섯 살짜리 아이로 가족에게서도 학대를 받고 상처로 가득한 아이다. 망사스타킹을 신기고 핀업걸 자세라니. 핀업걸은 굉장히 상업적이고 성적인 요소가 다분하다”고 비판했다. ‘제제’가 들어있는 미니앨범 표지에 망사 스타킹을 신은 채 한쪽 다리를 치켜 올린 소년 그림이 사용된 것에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아이유가 한 인터뷰에서 제제에 대해 “섹시하다”고 표현한 것도 문제가 됐다.

아이유는 논란이 일자 “맹세코 다섯 살 어린아이를 성적 대상화하려는 의도로 가사를 쓰지 않았다. 가사 속 제제는 소설 내용의 모티브만을 차용한 제3의 인물이다. 제가 미숙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 해명은 싸늘한 여론에 찬물을 끼얹었다. 가사 속 제제가 제3의 인물이라는 해명은 군색한 변명에 불과하다는 의견이 팽배했다. 아이유가 지금까지 계속 소아성애를 상업적으로 이용해 왔다는 비판까지 나왔다. 진중권 교수, 영화평론가 허지웅, 가수 윤종신 등이 표현의 자유라며 아이유를 옹호하고 나섰지만 이들에게도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다비치는 지난 4일 전 소속사인 MBK가 본인들과 상의도 없이 신곡을 발표해 곤혹스러운 상황에 놓였다. 다비치의 현 소속사인 CJ E&M은 “다비치 신곡 ‘이 순간’은 다비치가 MBK에 소속됐을 때 OST용으로 가녹음한 음원이다. 아티스트 동의 없이 신규 음원을 출시하는 것은 가요계 도의의 문제”라고 비판했다.

MBK가 다비치 신곡을 발표한 것은 법적으로는 문제될 것이 없다. CJ E&M 관계자는 “계약서에 ‘소속 관계가 끝난 뒤 새로운 콘텐츠를 제작하지 않는다’고 명시돼 있지 않는 한 신규 음원 출시는 법적으로 가능하다”면서도 “그렇다고 해도 전 소속사가 신규 음반을 내는 건 매우 드문 일”이라고 설명했다.

원치 않았던 신곡이 발표되면서 다비치의 활동 계획에 혼선이 생겼다. 다비치는 다음 달 새 앨범을 내고 콘서트를 할 계획이었다. CJ E&M은 “콘서트는 예정대로 할 예정이지만, 새 앨범 발매 시점을 바꿀지는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