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황금알’ 간편식 시장 쟁탈전… 日 작년 매출 규모 8조, 한국 1조3000억

입력 2015-11-09 21:17

1인 가구 증가 등 핵가족 사회로의 변화로 대형마트의 간편식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도시락을 비롯해 가정간편식(HMR·Home Meal Replacement) 제품 구성이 다양해지면서 업체 간 간편식 브랜드 싸움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롯데마트는 지난달 29일 1인 가구와 맞벌이 부부를 겨냥한 프리미엄 도시락을 처음 출시한 데 이어 12일에는 두 종류의 메뉴를 추가할 예정이라고 9일 밝혔다. 꾸준히 증가하는 간편식 시장을 감안해 편의점에서 주로 팔리는 도시락 제품의 구성을 강화한 것이다. 롯데마트는 간편식을 강화하기 위해 그룹 계열사인 롯데푸드와 함께 새로운 HMR 브랜드 출시도 준비 중이다.

자체 브랜드(PB) ‘피코크’를 통해 HMR 매출을 늘리고 있는 이마트도 제품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왔다. 2013년 280개였던 상품 수는 지난해 600여개로 늘었고 2019년까지 1000개로 늘릴 방침이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까지 신제품을 출시할 때마다 자신의 페이스북에 해당 제품을 소개하며 각별한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홈플러스도 올해 초 46종으로 출시한 프리미엄 간편식 ‘싱글즈 프라이드’를 100여종으로 확대했다.

정육, 채소 등 1차 식품 비중이 높았던 대형마트가 간편식을 강화하는 것은 그만큼 간편식을 찾는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마트의 경우 올해 10월까지 HMR 매출은 지난해 대비 22.7% 증가했고 홈플러스 역시 9월까지 매출이 전년 대비 21.1% 신장했다. 특히 이마트 피코크 제품은 지난달까지 매출이 전년 대비 50.2%나 급증했다.

업계에선 미국 영국 일본 등의 상황을 감안할 때 간편식 시장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와 같은 쌀밥을 주식으로 하는 일본의 경우 HMR 시장은 매년 꾸준히 성장, 지난해 8조원을 넘어섰다. 불황으로 외식에 대한 지출이 줄 때도 HMR의 성장세는 꺾이지 않았다.

국내의 1인당 간편식 지출 역시 꾸준히 성장해 왔지만 아직까지 미국 영국 일본 등에는 한참 못 미치는 것으로 평가된다. 농심품유통교육원에 따르면 국내 HMR 시장은 2010년 7747억원, 2012년 9529억원으로 증가한 뒤 지난해에는 1조3000억원까지 늘어난 것으로 추산된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가구 구성 변화 등으로 인한 수요 증가로 HMR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업계 역시 신제품 출시 및 진열 방식 다양화 등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신경을 쓰고 있다”고 밝혔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