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갔던 부산 신발업체들 유턴 ‘바람’

입력 2015-11-09 19:24

대한민국 대표 신발 ‘검정고무신’ 생산을 주도했던 부산 지역 신발 기업들이 중국 진출 30여년 만에 ‘부산 신발’의 명예회복을 노리며 잇따라 유턴하고 있다.

부산시는 9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안전화 전문 제조기업 ㈜레오파드(대표 권용록)와 ‘국외사업장 부산 유턴을 위한 협약(사진)’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레오파드의 매출액은 지난해 기준으로 70여억원이며 본사는 경기도 파주에 있다. 레오파드는 중국사업장 생산량을 축소하고 부산에 국내 공장을 신설하기로 했다.

앞서 중국에 진출했다가 부산 이전을 추진 중인 신발업체는 2013년 이후에만 트렉스타, 에이로, 삼일통상, 대성FNT, 학산, 보스홀딩스 등 12개 업체에 달한다. 이들 중 절반은 이미 유턴했다.

부산으로 돌아오는 신발 기업들은 대부분 1990년대 전후 중국으로 진출했다가 최근 들어 급속히 달라진 현지 경영환경 탓에 유턴을 결정했다. 우선 중국의 인건비가 크게 올랐고, 현지 인력 또한 노동집약적 산업에 종사하기를 기피하는 현상이 뚜렷해졌다. 더불어 신발 산업의 첨단화, 고부가가치화 추세에 발맞춰 해외 바이어들 사이에서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산업자원부 산하 한국신발피혁연구원, 부산신발산업진흥센터 등 신발 산업 기술연구기관들이 부산에 위치해 기업 환경이 좋아졌다는 점도 꼽힌다.

특히 유턴하는 기업들은 ‘유턴기업지원법’에 따라 지방투자촉진보조금을 지원받을 수 있고, 해외사업장을 완전히 청산·양도할 경우 5년 동안 법인세와 소득세를 100% 감면받고, 부분 이전을 하더라도 세금 감면 혜택이 있다. 정부 차원의 이 같은 지원 외에도 부산시는 유턴하는 신발 기업들의 부지 확보를 위해 강서구 국제산업물류도시 내 신발산업 집적화단지를 확보했다. 8만3000㎡ 규모의 집적화단지는 내년 완공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신발기업들의 유턴은 부산 경제에 엄청난 효과를 줄 것”이라며 “일자리 창출과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유턴기업들의 정착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