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2라운드 결산] ‘3쿼터, 외국인 선수 2명 출전’ 희비 엇갈려

입력 2015-11-09 20:07
흔히 농구에서 승부를 가르는 시기는 4쿼터다. 그러나 올 시즌 프로농구 2라운드는 3쿼터가 최대 승부처였다. 처음 도입된 ‘3쿼터 외국인 선수 2명 출전’ 제도에 울고 웃는 팀이 극명하게 갈렸다.

지난 7일까지 프로농구 정규리그 총 90경기(1, 2라운드 각 45경기씩)가 치러졌다. 그런데 3쿼터 평균 득점이 1라운드에 비해 2.99점이나 올라 3쿼터가 경기 승패를 결정짓는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2라운드부터 3쿼터에 한해 외국인 선수 2명의 동시 출전이 가능해지면서 각 팀들은 3쿼터를 승부처 혹은 반격의 기회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3쿼터를 가져간 팀의 승률은 71.1%(45경기 중 32경기)에 달했다.

같은 조건 속에서도 각 팀이 얻는 효과는 차이가 컸다. ‘언더사이즈 빅맨’을 보유한 팀이 ‘단신 테크니션’을 보유한 팀들에 비해 더 이득을 봤다. 안양 KGC가 대표적이다. KGC의 외국인 선수 마리오 리틀은 190㎝의 신장이지만 언더사이즈 빅맨으로 봐도 무방할 정도의 탄탄한 신체조건을 갖고 있다. 팀의 또 다른 외국인 선수 찰스 로드(201㎝)와 함께 뛰는 3쿼터는 KGC에게 ‘약속의 쿼터’나 다름없다. 골밑 장악력과 득점력에서 시너지 효과를 냈다. 이들이 같이 뛴 3쿼터 평균 득점은 25.1점에 이른다. KGC 전체 득점의 30.1%가 3쿼터에서 나왔다. KGC는 2라운드에서만 7승을 거뒀다.

1라운드 5승4패에 그쳤던 울산 모비스 역시 2라운드 7승2패를 거두며 단숨에 2위로 치고 올라섰다. 모비스는 외국인 드래프트 때 192㎝의 커스버트 빅터를 뽑았고 그 선택은 옳았다. 1라운드 3쿼터 평균 득점이 18.4점이었던 모비스는 2라운드 같은 쿼터에서 평균 24.7점을 쓸어 담았다.

반면 단신 테크니션을 선발한 팀들은 3쿼터 동시 출전 때 다소 겉도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서울 SK나 인천 전자랜드처럼 외국인 빅맨이 부상을 당한 팀은 추락을 거듭했다. 드웨릭 스펜서(187㎝·SK)와 알파 뱅그라(191㎝·전자랜드)가 많은 득점을 뽑아냈음에도 승리는 상대가 가져갔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