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계에 단색화 열풍이 일고 있는 가운데 대표적인 단색화 작가 5명의 작품전이 열려 관심을 모으고 있다. 서울 종로구 인사길 노화랑은 11일부터 30일까지 ‘단색화 5인의 걸작’전을 연다. 이번 기획전에는 윤형근(1928∼2007) 박서보(84) 하종현(79) 이우환(78) 김태호(67)의 작품을 선보인다. 1970년대부터 한국 화단에 단색화 바람을 불러일으킨 주역들이다.
윤형근은 암갈색과 군청색 등 그윽한 색조로 깊고 넓은 자연의 섭리를 묘사했다. 박서보는 한강 교각을 추상적으로 그린 ‘묘법’으로 단색화의 길을 열었다. 서울시립미술관장을 지낸 하종현은 캔버스 뒤쪽에서 물감을 밀어내는 방법으로 작업한 ‘접합’으로 유명하다. 온화하면서 고요한 분위기를 내뿜는 호연지기 필법이 특징이다.
일본 모노하(物派) 창시자 중 한 사람인 이우환은 ‘선으로부터’ ‘점으로부터’ ‘바람’ 등 시리즈로 세계 미술시장에서 단색화를 알린 주인공이다. 점과 선으로 간결하게 그린 그의 작품은 철학적이면서도 명상적이다. 1970∼1980년대 모더니즘 회화운동에 참여했던 김태호는 수십만 번의 붓질을 통해 벌집 같은 화면을 구현한 ‘내재율’로 잘 알려져 있다.
다섯 작가의 작품은 국내외 기획전과 각종 아트페어, 미술품 경매에 단골손님으로 등장한다. 작품 가격도 수십억까지 호가해 ‘블루칩 작가’로 평가받는다. 전시를 기획한 노승진 노화랑 대표는 “단색화는 한국 현대미술을 이끄는 원동력”이라며 “작가들의 독특한 기법과 붓질의 내공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02-732-3558).
이광형 문화전문기자
ghlee@kmib.co.kr
‘단색화’ 거장 5인의 작품 한눈에… 30일까지 서울 노화랑서
입력 2015-11-09 19: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