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서 돌아온 우리 전통 기와 모습 ‘한 눈에’… 유금와당박물관서 ‘이우치 컬렉션’ 300점 공개

입력 2015-11-09 20:26

일본인 내과의사 이우치 이사오(1911∼1992)가 조성한 ‘이우치 컬렉션’(사진)은 한국 와전(瓦塼·기와와 벽돌)에 대한 최고 컬렉션으로 꼽힌다. 고구려, 백제, 신라 등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모든 시대의 와전을 망라했다. 일본에서 돌아온 이우치 컬렉션이 일반에 공개된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환수 문화재의 가치를 국민과 공유하기 위한 ‘돌아온 문화재 총서’의 세 번째 책으로 ‘돌아온 와전 이우치 컬렉션’을 출간했다고 9일 밝혔다. 책 출간에 맞춰 서울 종로구 유금와당박물관에서는 ‘돌아온 와전 이우치 컬렉션 전’을 11일 개막해 내년 7월 16일까지 이어간다. 또 13일에는 서울 국립고궁박물관 본관에서 국외소재문화재재단과 한국기와학회가 공동 주최하는 이우치 컬렉션 주제의 학술대회도 열린다.

이우치 이사오는 일제강점기 일본 최고의 한국 와전 컬렉터였던 이토 쇼베가 모은 수천점을 1964년 일괄 구입했다. 여기에는 국내에서 보기 드문 고구려 기와도 다수 포함됐다. 이우치는 일본 효고현의 자택에 ‘이우치고문화연구실’을 세우고 차남 이우치 기요시와 한국 와전 연구와 출판에 매진했으며, 1981년 자신의 수집품 중 가장 뛰어난 유물 2229점을 수록한 도록 ‘조선와전도보’(전 7권)를 간행했다.

이우치는 ‘조선와전도보’에 실린 주요 와전의 절반에 해당하는 1082점을 1987년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했다. 나머지 절반을 포함한 1296점은 2005년 유창종 유금와당박물관 관장이 인수했다. 컬렉터의 기증과 민간의 환수 노력이 합쳐져 이우치 컬렉션 대다수는 한국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이번 전시회는 국립중앙박물관과 유금와당박물관이 소장한 300점을 선정해 공개하는 것으로 이우치 컬렉션의 주요 유물들이 대규모로 한자리에 나오는 것은 처음이다. 안휘준 재단 이사장은 “문화재는 일단 환수하고 나면 사람들에게 잊히는 것이 안타까워 ‘돌아온 문화재’ 사업을 시행하게 됐다”며 “우리 문화재를 돌려준 이들에 대해서는 감사함을 표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