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괴물 투수’ 오타니 쇼헤이의 벽은 예상 이상으로 높았다. 최고 구속 161㎞의 직구와 140㎞ 후반대의 포크볼에 이대호와 박병호 등 한국 타자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한국 야구 대표팀은 8일 일본 삿포로돔에서 열린 ‘2015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일본과의 개막전에서 상대 선발투수 오타니의 호투에 가로막히며 0대 5로 패했다. 오타니에 안타 2개만을 뽑아내는 데 그치며 경기 내내 꽁꽁 묶였다. 3루는 밟아보지도 못했고 삼진은 10개나 당했다.
올 시즌 15승5패 평균자책점 2.24를 올리며 일본 대표팀의 에이스 계보를 잇고 있는 오타니는 이날 6이닝 동안 91개의 공을 던지며 한국 타자들을 압도했다. 오타니는 5회초 무사 1, 2루의 위기를 맞기도 했으나 후속 타자 세 명을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괴력을 발휘하기도 했다.
반면에 한국은 선발투수 김광현이 2⅔이닝 만에 2실점으로 강판 당하며 초반부터 경기를 어렵게 끌고 갔다. 불운이 겹쳤다. 2회말 상대 선두타자를 스트라이크 낫아웃으로 1루로 출루시킨 게 화근이었다. 이어진 무사 1, 2루 위기에선 평범한 3루 땅볼이 베이스에 맞고 굴절되면서 2루타가 됐다. 그 사이 2루 주자가 홈을 밟으면서 첫 실점했다. 오타니 구위를 생각해볼 때 뼈아픈 실점이었다. 희생플라이로 1점을 더 준 끝에 길었던 2회를 마칠 수 있었다.
한국은 오타니가 마운드를 내려간 뒤에야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집중력이 부족했다. 8회 양의지와 김상수의 안타와 정근우의 볼넷으로 2사 만루 찬스를 맞이했으나 김현수가 3구 삼진으로 허무하게 물러나며 추격의 불씨를 껐다. 9회에도 무사만루 상황을 만들었으나 후속 타자들이 삼진, 내야뜬공, 파울플라이로 물러나며 무득점에 그쳤다.
한국은 9일 대만 타이베이로 이동해 11일 도미니카공화국, 12일 베네수엘라, 14일 멕시코, 15일 미국과 차례로 조별예선을 이어간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
日 괴물 오타니 161㎞ 광속구, 이대호도 박병호도 얼어붙은 한국
입력 2015-11-09 00: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