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에서는 하루 근무시간을 6시간으로 줄이는 실험이 진행되고 있다.
BBC 보도에 따르면 스웨덴의 디지털 미디어 제작 회사 백그라운드 AB는 지난 9월부터 6시간 근무제를 시작했다. 회사 대표인 지미 닐슨은 “하루에 8시간 동안 일에 집중하기 어려워요. 6시간 근무제는 직원들이 일에 더 집중하게 만들고 일을 빨리 처리하게 하죠”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오전 8시30분에 시작해 오후 3시30분이면 일을 끝낸다.
직원들의 만족도는 높다. 직원 에리카 헬스트롬은 백그라운드 AB에 입사하기 전에 프리랜서로 일했다. 불규칙하고 긴 근무시간에 시달렸다. 스트레스도 높았다. 백그라운드 AB에서 일을 시작한 뒤 삶은 완전히 달라졌다. 그는 오후 3시30분에 일을 마치고 도심 외곽에 있는 숲으로 하이킹을 하러 간다. 헬스트롬은 “자기계발을 하거나 야외활동을 할 여유가 더 많이 생겼어요. 게다가 해가 지지 않았을 때 말이죠”라고 말했다. 그는 백그라운드 AB에서 일하면서 친구나 이웃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됐다. 그는 “6시간 근무제 덕분에 일에서 스트레스를 덜 받게 됐다”고 말했다.
닐슨 대표는 앞으로 9개월 동안 6시간 근무제 실험을 해볼 생각이다. 그는 “이 근무제가 얼마나 경제적이고 우리 고객과 직원들에게 얼마나 효율적인지 살펴본 뒤 실험을 계속할지 결정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스웨덴에서 6시간 근무제는 백그라운드 AB만의 아이디어는 아니다. 스웨덴 서부에 있는 도요타 서비스센터는 10여년 전 근로시간 단축을 시도했다. 이후 회사 수익이 눈에 띄게 상승했고, 도요타 서비스센터는 이 제도를 유지하고 있다. 또 공공부문은 1990년대와 2000년대 초 6시간 근무제를 시도했고 현재까지 유지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고텐부르그시에 있는 살그렌스카 대학병원 등 의료기관들도 6시간 근무제를 도입하고 있다. 고텐부르그시의 근무시간 단축 효과를 분석했던 벵트 로렌슨은 “간호사들의 경우 덜 일하게 되면서 일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줄었고 업무의 질은 올라갔다”고 설명했다.
스웨덴에서 근무시간 단축 실험이 계속되고 있는 건 국가적으로 일과 삶의 균형에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스웨덴에서는 주당 50시간 이상 근무하는 근로자가 1% 남짓에 불과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이 13% 정도다. 스웨덴은 법적으로 연간 25일의 휴가를 쓸 수 있고, 큰 기업일수록 더 많은 휴가를 부여한다. 육아휴직 기간만 해도 480일이다.
이 때문에 스웨덴의 근무 형태는 다른 유럽 국가 사이에서도 부러움의 대상이다. 1년 전 영국에서 스웨덴 시티뱅크 지점으로 온 아믹 그레왈씨는 “영국에서 일할 때는 밤이나 주말에도 고객한테 연락이 왔는데 스웨덴에서는 그런 연락이 전혀 없다”며 “이런 방식의 스웨덴 근무 방식은 단점보다는 장점이 훨씬 많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세종=윤성민 기자
[월드 이슈] 하루 6시간 근무… 스웨덴의 실험
입력 2015-11-09 19:07 수정 2015-11-09 19: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