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바다에서는 물고기를 위한 신도시 건설이 한창 진행 중이다. 수산자원의 씨가 마르는 것을 막기 위한 이른바 ‘바다목장’ 사업이다.
바다목장은 마치 소나 말 등을 놓아기르기 위해 시설을 설치한 육상의 목장처럼 바다에 인공어초 등으로 물고기가 살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하고 어린 물고기를 방류하는 사업이다. 수산자원을 늘려 어민 소득을 증대시키려는 목적도 있다. 8일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에 따르면 해양수산부는 2006년부터 사업을 추진해 지난해까지 전국에 17곳을 완공했고, 올해 19곳의 완공을 더 추진하고 있다.
바다목장이 필요한 이유는 바다의 갯녹음 현상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갯녹음은 연안의 바위에 석회조류가 대량 번식해 해조류가 사라지게 하는 현상을 말한다. 백화현상 또는 바다 사막화라고도 불린다. 한국 연안에는 2008년 1만5000ha가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고, 지금도 연간 1200ha씩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렇게 해조류가 사라진 바다에는 물고기도 떠나버려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떠난 물고기를 다시 모으기 위해선 우선 인공어초를 바다에 설치해야 한다. 인공어초는 콘크리트로 만들기도 하지만 폐기된 열차, 배 등을 이용하기도 한다. 인공어초는 와류·용승류를 만들어 어류를 모으는 효과가 있다. 또 물고기들의 은신처를 제공해 정착성 어종이 모여 살 수 있는 환경도 만들어준다. 바다목장 사업은 물고기들의 놀이터를 만들어주는 데 그치지 않고 자원 조성사업도 같이 추진된다. 어린 물고기 등을 방류하기도 하고, 조개 등의 수산종묘도 배양한다. 바다목장은 가두리 양식과는 달리 물고기들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열린 공간인 데도 치어가 바다목장을 떠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바다목장에 해초와 플랑크톤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바다목장 사업에 대해 어업인들의 반응이 좋다. 수산자원이 늘어날 경우 어업인의 소득 또한 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부는 바다목장 사업을 시행할 경우 어업인들의 요구를 적극 반영한다. 2013년 충남 태안군 안면도의 바지락 모패(母貝)단지 조성 사업에는 지역 10개 어촌계 어업인들이 직접 참여했다.
바다목장은 일반인에게도 즐길거리를 제공한다. 낚시터가 곳곳에 조성돼 있어 누구나 낚시를 할 수 있다. 또 제주의 바다목장에는 돌고래상(像), 돌하르방상 등 제주를 상징하는 총 100여점의 시설물이 설치된 ‘수중 테마공원’을 조성해 다이버들의 명소가 되고 있다.
세종=윤성민 기자 woody@kmib.co.kr
[수자원 보호 위한 바다목장·바다숲 사업] 물고기 살아나고 관광객 북적… 건강한 바다목장 어민도 “OK”
입력 2015-11-08 20:02 수정 2015-11-08 20: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