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수십통씩 걸려오는 불법 광고전화(스팸 전화)로 골머리를 앓았다. 스팸 전화번호를 일일이 수신 차단했지만 계속되는 새로운 스팸 전화에는 대책이 없었다.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을 정도다. 거래처 영업을 해야 하기 때문에 전화번호를 바꿀 수도 없었다. A씨는 최근 스팸 전화 여부를 미리 알려주는 서비스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받았다. ‘거절’ 버튼 한 번이면 받기 싫은 전화를 받지 않아도 돼 훨씬 편리해졌다.
스팸 전화를 데이터베이스화해 스팸 전화 여부를 알려주는 서비스가 인기를 끌고 있다. 기존 스팸 차단은 이동통신사들이 기본으로 제공하는 부가서비스 형태로 운영돼 왔다. 이용자가 직접 번호를 등록해 차단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등록 없이도 미리 스팸 전화 여부를 알려주는 스팸 차단 서비스가 필수 앱이 되고 있다.
스팸 차단 앱 ‘후후’를 운영하는 KT CS가 스팸 전화를 분석한 결과 올 3분기 가장 많은 스팸 신고를 받은 상위 10개 번호는 7월에 최초 신고된 ‘신규 번호’였다. 올 2분기까지만 해도 같은 스팸 번호가 1년 이상 상위권에 머물렀다. 이용자가 스팸 전화를 일일이 등록해 사후 차단 조치를 해도 새롭게 바뀌는 스팸 전화를 걸러내기 어렵다는 의미다.
스팸 전화는 처벌도 어렵기 때문에 이용자들이 전화를 받지 않는 것이 사실상 유일한 해결책이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최원식 의원실에 따르면 정부는 불법 스팸 전화나 문자를 보내는 이들에게 과태료를 부과하고 있지만 실제 징수액은 34%에 그쳤다.
스팸 차단 서비스는 무료지만 고객들의 반응이 좋아 통신사들은 스팸 차단 서비스에 적극적이다. KT CS의 ‘후후’는 2013년 출시 이후 2200만건의 스팸 DB를 제공하고 있다. 전화 수신 화면에 발신번호와 함께 ‘대출권유전화’ 등의 정보를 추가로 알려준다. KT는 지난 9월 인터넷 전화 출시 당시 ‘집전화로도 발신자 정보를 실시간 확인해 스팸 정보를 제공한다’는 점을 강점으로 홍보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2월 ‘T 전화’를 선보였다. 스팸 전화 정보를 알려주는 ‘안심 통화’ 기능뿐 아니라 번호를 검색하는 ‘T 114’, 여러 명이 동시에 통화하는 ‘그룹 통화’ 기능을 내세웠다. 연락처에 저장되지 않은 번호 정보를 전달해 스팸 여부를 확인해주는 방식이다. LG유플러스는 지난달 ‘IPCC 비주얼링’을 출시했다. 기업들이 발신하는 전화에는 기업 로고 이미지를 넣어줘 스팸 번호와 구별할 수 있도록 했다. 카카오도 ‘카카오헬로’라는 전화 앱을 출시하며 뒤늦게 스팸 차단 서비스 시장에 뛰어들었다. 카카오헬로는 출시 3일 만에 구글플레이 커뮤니케이션 앱 1위에 올랐고, 출시 4일 만에 가입자 50만명을 돌파했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
짜증나는 스팸 전화 걸러내는 ‘앱 방패’ 떴다… 통신사 차단 서비스 인기몰이
입력 2015-11-08 20:02 수정 2015-11-08 2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