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강퉁(홍콩-상하이 증시 교차거래) 제도가 오는 17일 시행 1년을 맞는다. 도입 초기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었으나 주가가 롤러코스터를 타면서 투자자들은 천국과 지옥을 오가야 했다.
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후강퉁 시행 후 지난달 16일까지 11개월간 국내 투자자 거래액은 12조3266억원, 순매수액은 7832억원이었다. 시행 후 한동안 순항했지만 중국 증시가 꼬꾸라지면서 투자자들이 발을 빼기 시작했다. 직접 투자자는 3만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11월 17일 후강퉁 시행 당시 중국 상하이지수는 2474.01이었다. 이후 고공행진을 했다. 올 들어 지난 6월 12일엔 5166.35까지 치솟으며 최고점을 찍었다. 국내 투자자들은 시행 후 한 달 동안 주식 1716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출범 5개월을 맞은 지난 3월 23일∼4월 23일 순매수 규모는 4220억원에 달했다. 투자자들의 황금기였다.
행복은 오래 가지 않았다. 과열 우려와 중국경기 둔화 우려로 상하이지수는 지난 8월 26일 2927.29로 내려앉았다. 일부 투자자들은 이미 4∼5월 차익 실현에 나섰지만 뒤늦게 투자에 나섰다 폭락 장세에 놀라 털고 나온 이들은 손실을 피할 수 없었다. 중국 증시가 계속 악화되자 시행 8∼10개월째인 6월 25일부터 9월 22일엔 석 달 연속 순매도세가 나타났다.
다만 중국 증시가 점차 안정을 찾아가자 국내 투자자들이 다시 후강퉁에 눈을 돌리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중국 증시 호재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상하이지수는 지난 6일 3590.03으로 장을 마쳤다. 바닥을 치고 다시 오르는 모양새다. 국내 후강퉁 투자는 지난 9∼10월 순매수로 돌아섰다.
전문가들은 곧 중국 정부가 선강퉁(선전-홍콩 증시 교차거래) 제도 도입을 공식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달 말로 예상되는 국제통화기금(IMF)의 위안화 특별인출권제도(SDR) 편입 결정 등 역시 눈여겨볼 이벤트로 꼽힌다. 한국투자증권 최설화 연구원은 “중국 정부가 올해 안에 선강퉁을 공식 발표해 내년 상반기에 시행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에 따라 투자심리가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박은애 기자 limitless@kmib.co.kr
후강퉁 1년 천국·지옥 오갔는데… “선강퉁 내년 시행” 기대감 부푸는 中증시
입력 2015-11-08 2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