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육사 장학금 제안받았다더니… 카슨 자서전 거짓말 논란

입력 2015-11-08 21:19
미국 공화당 대선 경선 후보인 벤 카슨이 6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팜비치에서 기자회견 도중 자신의 과거와 관련된 의혹에 답하면서 곤혹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대통령 선거가 1년(2016년 11월 8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공화당과 민주당 각 당 후보들의 각축전이 본격화되고 있다. 신경외과 의사출신 벤 카슨이 공화당의 대선 경선에서 도널드 트럼프와 각축을 벌일 만큼 선두권으로 치고 올라오자 언론 검증이 본격화되고 있다.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와 버니 샌더스 후보는 한 방송사 주관 포럼에서 입씨름을 벌였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카슨이 자서전에서 미 육군사관학교로부터 전액 장학금을 조건으로 입학을 제안받았다고 주장했으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폴리티코는 웨스트포인트 측에 진위를 문의한 결과 테레사 브리커호프 대변인으로부터 “카슨이 응시를 했거나 입학을 제안받았다는 어떤 기록도 남아있지 않다”는 대답을 들었다고 전했다.

이에 카슨 후보 측은 “당시 군사령관들로부터 구두로 ‘비공식적 제안’을 받은 것”이라며 “카슨 후보는 그 제안을 즉각 거절하지 않고 고민한 결과 의사의 길을 가는 것이 맞는다고 생각해 예일대에 진학했다”고 해명했다. ‘전액장학금’을 거론한 이유에 대해서는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시 학생군사훈련단(ROTC)의 수석을 차지할 정도로 성적이 우수해 당시 군사령관들이 돈을 받지 않고도 육사를 다닐 수 있다고 말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CNN은 카슨 후보가 청소년기 폭력 성향이 심했던 ‘문제아’였다고 주장했으나 카슨 후보의 어린 시절 친구와 이웃주민 등 9명을 상대로 탐문한 결과 이 중 누구도 카슨 후보가 분노를 표출하거나 폭력적 성향을 보인 기억이 없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카슨 후보는 지난달 말 한 방송에 나와 “14살 때 급우를 칼로 찌르려 했고, 벽돌과 야구방망이 등을 들고 다니며 사람들을 위협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락힐에서 MSNBC방송 주관으로 6일 열린 민주당 대선후보 포럼에서는 대세를 굳히려는 클린턴 후보와 이를 뒤집으려는 샌더스 후보 간 대결이 치열했다. 1차 TV토론 때 이메일 스캔들로 곤욕을 치르던 클린턴 후보를 감싸 안는 태도를 보였던 샌더스 후보는 “클린턴과 나 사이에는 많은 이견이 있다”며 “나는 슈퍼팩(액수에 제한 없이 합법적으로 선거자금을 기부할 수 있는 조직) 없이 민초들로부터 소액기부를 받고 있다”고 차별성을 부각시켰다. 클린턴 후보가 2002년 이라크전쟁 찬성에 이어 최근 시리아 특수부대 파견을 지지한 것도 비판했다.

이에 클린턴 후보는 맞대응을 피하면서 자신을 오바마 대통령의 뒤를 이을 적임자로 자처했다. 클린턴 후보는 “나는 오바마 대통령이 만들어놓은 진보의 업적을 더 진전시켜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