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대만 정상회담] 차이잉원 민진당 총통 후보 “대만인 선택 제한… 매우 유감”

입력 2015-11-08 20:48 수정 2015-11-08 22:11
대만 독립을 주장하는 시민단체 대만단결연맹(TSU) 회원들이 8일 마잉주 대만 총통이 양안 정상회담을 마치고 귀국한 타이베이 타오위안 국제공항에서 마 총통의 사진을 찢으며 항의시위를 벌이고 있다. AFP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마잉주 대만 총통 간의 7일에 있었던 66년 만의 첫 양안 정상회담에 대해 대만에서 반발이 잇따르고 있다.

8일 대만 연합보에 따르면 ‘대만 독립’을 요구해 온 민진당의 차이잉원 주석은 “정상회담은 정치적 프레임을 이용해 미래 대만 인민의 선택을 제한한 것”이라며 “매우 유감”이라고 비판했다. 차이 주석은 “원래 마 총통에게 기대한 것은 대만의 민주와 자유, 중화민국의 존재성, 그리고 더 중요하게는 대만 인민의 선택의 권리를 얘기하기를 바랐던 것인데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마 총통은 밀실거래의 의혹을 안고 갔다가 더 큰 말썽거리만 안고 돌아왔다”고 비난했다. 차이 주석은 내년 1월 대만 총통선거에서 당선이 유력시되는 대선 후보다.

회담을 마치고 마 총통이 귀국한 타이베이 타오위안공항에서는 회담 찬반 세력이 각각 시위를 벌였다. 대만 독립파 청년 수십명이 “마잉주가 적국과 내통했다, 물러나라”는 구호를 외치자 다른 한편에서는 수백명의 국민당 지지자들이 “양안 평화를 요구한다”고 맞불 시위를 벌였다.

대만 경찰은 정상회담 반대 시위를 벌인 시위대 27명을 체포했다. 일부 시위대는 시 주석을 ‘중국 독재자’로, 마 총통을 ‘반역자’라고 비난했다. 일부 대만 시민단체 회원들은 싱가포르로 건너가 회담 반대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친(親)민진당 언론인 자유시보도 사설에서 “양안 지도자의 회담이 대만을 (선택권 없는) 항아리 속에 갇히게 만들었다”며 꼬집었다. 그러면서 “평화라는 표현은 투항의 수식어일 뿐이며 전쟁 중 백기를 든 것에 다름없다”고 강조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