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프로농구] 할머니 조국 온 괴물 센터… 대만서 귀화한 19세 신인

입력 2015-11-09 19:00
올 시즌 여자프로농구에선 이색적인 이력을 가진 선수와 신인들이 코트를 누벼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달 열린 신인드래프트에서 수원여고의 진안(19·184cm)은 전체 2순위로 구리 KDB생명에 지명됐다. 진안은 대만에서 귀화한 선수다. 귀화 선수가 한국 여자프로농구에 드래프트를 신청하고, 지명을 받은 것은 처음이다. 2012년 귀화한 진안은 U-19(19세 이하) 대표팀 출신으로 올해 16경기에 출전해 평균 득점 18.3, 리바운드 12.3개를 기록했다. 신장도 크고 골밑 득점과 리바운드 재능을 갖고 있어 한국 여자농구를 이끌어갈 유망주로 기대를 받고 있다.

해외동포 선수 자격으로 국내 무대를 밟은 부천 KEB하나은행의 센터 첼시 리(26·189㎝)도 눈여겨볼 선수다. 할머니가 한국인인 첼시 리는 조부모가 한국 사람일 경우 해외동포 선수 자격을 부여해 국내 선수처럼 뛸 수 있는 규정에 따라 한국에 올 수 있었다. 최근까지 루마니아 리그에서 평균 더블-더블(득점과 리바운드 등 2부문에서 두 자릿수 이상 기록)을 작성할 정도로 실력을 갖춘 첼시 리의 합류로 하나은행은 외국인 선수 두 명이 동시에 뛰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부모님의 농구 ‘피’를 물려받은 선수들도 있다. 1984년 LA올림픽 여자농구 은메달 주역인 김화순 동주여고 코치의 딸 신재영(23·172cm)과 지난해까지 용인 삼성생명의 지휘봉을 잡았던 이호근 전 감독의 딸 이민지(20·173cm)다. 두 선수는 나란히 인천 신한은행 유니폼을 입었다.

외국인 선수 중에는 드래프트 2순위로 KDB생명으로 간 포워드 플레네트 피어슨(34·187㎝)이 뛰어난 기량을 발휘하고 있다. 피어슨은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식스우먼상을 받기도 했다. 지난 7일 청주 KB국민은행전에선 26점, 10리바운드로 팀의 시즌 첫 승을 주도했다.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 1순위로 지목된 샤데 휴스턴(29·183㎝)은 춘천 우리은행에서 부천 KEB하나은행으로 소속팀을 바꿔 두 시즌 연속 우승에 도전한다. 모규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