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문제 앞장서 해결 ‘마을공동체’ 뿌리 내린다… 행자부, 9∼11일 경주서 ‘공동체 글로벌 한마당’

입력 2015-11-08 20:02
20년 이상 된 작은 빌라가 밀집한 경기도 성남시 논골마을은 야생화 벽화가 인상적인 ‘문화마을’이다. 이 마을은 열악한 생활환경으로 이주가 잦던 곳이었으나 주민들이 이사 오고 싶은 동네로 만들자고 뜻을 모으면서 서서히 변해갔다. 30∼40대 주부들을 중심으로 2011년 작은도서관 건립이 추진됐고 이듬해에는 주민과 예술가들이 힘을 합쳐 골목을 벽화로 새 단장했다. 주민들은 이렇게 신뢰를 쌓아갔고 이후 논골축제, 주민장터 등 다양한 주민참여 프로그램을 시행하면서 삶의 질을 높여가고 있다.

계단식 주택과 미로처럼 골목길이 얽혀 있는 부산시 사하구 감천동 감천문화마을도 주민들이 낙후된 달동네를 활력이 넘치는 문화마을로 변모시킨 대표적인 사례다.

이 마을은 산업화 과정에서 급격히 인구가 줄고 빈집이 늘면서 낙후지역으로 전락했다. 그러나 주민들이 재개발·재건축 대신 마을의 특색과 역사적 가치를 보존하는 ‘마을미술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활기를 되찾았다.

주민들은 2011년 감천문화마을 골목축제에 주도적으로 참여했고 관광객들을 위한 카페, 음식점 등을 마을기업으로 운영하면서 주민공동체 기반을 마련하고 주민일자리를 창출했다. 감천문화마을은 이제 매년 약 80만명의 관광객이 찾는 대표적인 관광코스가 됐다.

이처럼 지역의 문제를 주민들이 머리를 맞대고 함께 풀어가는 공동체가 뿌리를 내려가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공동체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는 행사를 마련했다.

행정자치부는 마을·주민 공동체 관련 국내외 전문가들이 모여 공동체 우수사례를 공유하고 발전방향을 논의하는 ‘공동체 글로벌 한마당’을 9∼11일 경북 경주에서 개최한다고 8일 밝혔다.

9일 오전 10시 경주 화백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개회식에는 미국 일본 영국 독일 호주 캐나다 등 각국 공동체 정책 전문가, 공동체 활동가, 학계 전문가, 주민 등 500여명이 참석한다. 개회식 후에는 영국의 데이비드 핼펀 박사가 공동체 관련 정책적 방안을 주제로 기조강연을 한다. 이어 정부와 민간단체가 각국의 공동체 정책 사례를 소개하고 다양한 사회변화를 주제로 발표하는 ‘글로벌 포럼’이 8개 세션으로 나눠 진행된다.

둘째 날에는 지역공동체 관련 핵심 이슈를 토론하는 ‘한국 공동체 정책 토론회’, 각 시·도의 우수공동체를 선정하는 ‘마을공동체 행복한마당’, 공동체 정책 발전방향에 대해 전문가 의견을 수렴하는 ‘글로벌 라운드 테이블’이 펼쳐진다.

마지막 11일에는 마을공동체 현장 탐방이 진행될 예정이다.

허언욱 행자부 지역발전정책관은 “이번 행사가 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법·제도 마련의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라동철 선임기자 rdch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