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이 역사 교과서 국정화 저지를 위한 국회 농성과 의사일정 ‘보이콧’ 투쟁을 중단하고 9일부터 국회에 등원하기로 결정했다. 국회를 버리고 민생을 외면한다는 비판을 최소화하기 위한 선택으로 보인다. 야권의 원내·외 병행투쟁 기조가 선명해지면서 ‘교과서 전쟁’이 장기전으로 접어들고 있다.
새정치연합 이종걸 원내대표는 6일 의원총회 직후 “오로지 민생을 위해 9일부터 국회 모든 일정을 정상화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정부·여당이 국정화 강행을 포기할 때까지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끝까지 저지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이춘석 원내수석부대표는 등원 배경에 대해 “더 장기적이고 효율적인 투쟁 방식을 선택하기 위해 밖에서는 규탄 집회, 서명운동으로 (투쟁을) 발전시키고 국회 안에서는 국정화 저지를 위한 논의를 따르자는 얘기가 (의총에서) 있었다”고 설명했다. 원내에서는 입법 투쟁을, 원외에서는 대국민 여론전을 이어가겠다는 얘기다.
여야는 8일 원내대표단 회담을 갖고 향후 구체적인 국회 일정 조율에 들어가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새정치연합의 보이콧으로 파행됐던 예산안 심사가 재개되고 연기됐던 해양수산부, 국토교통부 장관 등의 인사청문회, 쟁점이 없는 법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 일정이 조만간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원내 복귀 선언 직후, 새정치연합은 장외 투쟁을 위해 거리로 나섰다. 문재인 대표를 포함한 지도부와 수십명의 의원이 서울 종로구 보신각에서 열린 ‘역사 교과서 국정화 저지 문화제’에 참석했다. 지난달 27일 ‘국정화 반대 결의대회’에 이어 두 번째 대규모 장외 집회다.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1000명이 넘는 시민들이 집회를 찾았다. 문 대표는 “선대의 친일 행위를 세탁하고, 그들이 대한민국 건국의 주역이자 유공자라는 주장을 하기 위해 (박근혜 대통령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교과서 국정화를 밀어붙이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원내대표는 피아노로 ‘상록수’와 ‘그날이 오면’을 연주하며 노래를 불렀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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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1-06 2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