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 폐렴 55명 전원 격리 해제

입력 2015-11-06 19:11
건국대에서 발생한 집단 호흡기질환 환자 55명이 모두 격리에서 벗어났다. 보건 당국은 이들의 질환이 애초 판정한 폐렴이 아닌 ‘과민성 폐장염’이라는 데 무게를 두고 원인을 계속 조사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건국대 동물생명과학대 건물에서 지금까지 확인된 환자 55명을 모두 격리에서 해제했다고 밝혔다. 이들 중 50명은 이날 병원에서 퇴원했다.

보건 당국은 해당 질환이 사람 사이에서 전파될 가능성이 없다고 결론 내렸다. 당국은 “5일 민간 전문가 자문회의 개최 결과 전파 가능성이 없거나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환자들의 동거인 97명과 환자를 돌본 의료진 204명에게서도 비슷한 증세는 나타나지 않았다. 다만 동물생명과학대 건물 폐쇄 조치는 당분간 유지된다.

민간 전문가들은 해당 질환이 병원체 감염에 따른 폐렴이 아닌 독소로 인한 과민성 폐장염이라는 데 의견을 모으고 원인 물질을 찾고 있다. 과민성 폐장염은 단백질, 곰팡이 포자 등 유기물질이 포함된 먼지나 화학물질이 원인이 돼 폐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자문회의는 환자가 많이 발생한 4·5·7층의 실험실에서 동물사료 분쇄실험을 했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김의종 서울대 진단검사의학과 교수는 “동물사료 분쇄 과정에서 먼지가 엄청 나오는데 마스크도 안 쓰고 어떻게 연구를 했는지 모르겠다”면서 “실험실이 안전에 너무 취약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새로 55명에 포함된 환자 2명은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이 없는 ‘무증상자’였으나 흉부방사선 검사에서 폐에 염증이 발견됐다. 또 다른 한 명은 지난 1일에는 없던 염증이 5일 촬영한 방사선 사진에서 발견돼 환자 명단에 올랐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