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개혁 장관회의] 朴 대통령 “눈이 팽팽 돌아갈 정도로”… 규제 개혁 속도전 주문

입력 2015-11-06 21:40
박근혜 대통령이 6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4차 규제개혁장관회의 및 민관합동 규제개혁 점검회의를 주재하면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김수진 삼성전자 직원, 박 대통령, 황교안 국무총리, 박소라 글로벌줄기세포·재생의료연구개발촉진센터장, 김정훈 새누리당 정책위의장, 김동오 ㈜코너스톤즈 대표. 서영희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6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4차 규제개혁장관회의 및 민관합동 규제개혁점검회의에서 2시간 동안 각 부처 장관의 보고와 참석자 간 토론에 참여하면서 많은 주문사항을 쏟아냈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규제개혁의 실효성을 위한 선제적 대응과 속도전, 부처 간 협업 등을 거듭 강조했다. 또 사후관리와 규제개혁 성과의 적극적인 대국민 홍보에 대한 중요성도 당부했다. 회의는 1세션인 기업활력 제고 및 기술혁신 촉진을 위한 규제개혁 토론, 2세션인 미래성장동력 서비스 분야 규제개혁 방안 논의 순으로 진행됐다.

박 대통령은 우선 정부의 노력으로 지금까지 규제개혁에 상당한 성과를 거뒀지만 여전히 부족하다는 점을 통계를 들면서 지적했다. 이어 지난해 3월 1차 회의를 통해 법령정비가 이뤄졌던 푸드트럭이 영업장소 규제로 어려움을 겪었다는 점도 소개하면서 “규제개혁은 법령 정비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의도한 효과가 시장에서 나타날 때까지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했다.

박 대통령은 규제개혁에 대한 대국민 홍보도 적극 주문했다. 제정부 법제처장이 “관계부처와 협력해 그렇게 되도록 하겠다”고 하자, 웃으면서 “그렇게 간단하게 됩니까”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하여튼 꼭 되도록 해주세요”라고 거듭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김용욱 한국식용곤충연구소 대표가 곤충의 식품원료 규제 개선 필요성을 제기하자 “곤충산업이 발달한 나라에서 어떤 곤충을 먹는지 조사해 안전성이 입증됐으면 그 부분의 규제를 다 풀도록 해야 한다”고 김승희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게 직접 주문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회의 간식으로 메뚜기, 쌍벌귀뚜라미 등으로 만든 곤충 쿠키가 놓였다는 말을 듣고서는 참석자들에게 “어떠셨어요. 맛이?”라고 묻기도 했다.

추경호 국무조정실장으로부터 인증제 폐기 관련 보고를 받은 뒤에는 “규제·인증 등을 그냥 내버려 두면 잡초같이 계속 자란다. 계속 두드려 보고 뽑아내야 될 것은 뽑아내고 그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불필요한 인증제도 등 규제개혁 필요성을 거론한 뒤 “이렇게 눈이 팽팽 돌아갈 정도로 빠르게 기술이 바뀌는 상황에서 우리 규제개혁도 속도를 낼 필요가 있다”며 ‘속도전’을 주문했다.

박 대통령은 바이오헬스산업 육성에 대해서도 “우리가 세계 최고 수준의 의료기술, IT기술, 연구인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충분히 경쟁력이 있는데 제도가 뒷받침이 안 돼서 장점을 살리지 못한다면 정말 가슴을 칠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대통령은 회의 마무리발언을 통해 “규제개혁장관회의를 개최할 때마다 이 규제개혁이라는 것은 해도 해도 끝이 없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늘 강조하는 것이 현장 중심인데, 이것은 규제개혁에도 반드시 적용이 돼야 한다. 성과가 제대로 나타날 때까지 점검하고 보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함께 푸는 규제 빗장! 달려라, 한국경제’를 슬로건으로 한 이번 회의는 지난해 3월과 9월, 지난 5월 등 그동안 3차례 열렸던 규제개혁장관회의에서 논의된 과제들의 후속 조치를 점검하는 성격이었다. 박 대통령은 그동안 경제 활성화와 민생경제 회복을 위해 규제개혁이 최우선 과제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이 회의를 매번 직접 주재해 왔다. 회의에는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관련 부처 장관, 규제개혁위원장 및 위원, 경제 5단체장, 중소기업인 등 150여명이 참석했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