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배기가스 조작 이어 이번엔 美 최대 에너지 기업 ‘엑손모빌 스캔들’ 터지나

입력 2015-11-06 19:31
기업 이익을 위해 수십 년 동안 ‘기후변화가 허구’라는 여론을 확산하는 데 앞장서 왔다는 의혹을 받아온 미국 최대 에너지 기업인 엑손모빌이 법의 심판대에 설 가능성이 높아졌다.

미국 뉴욕주 검찰은 엑손모빌이 기후변화의 영향을 사실과 다르게 조작해 투자 유치에 유리한 환경을 만들었는지를 수사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와 관련, 에릭 슈나이더 뉴욕주 법무장관은 전날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엑손모빌 쪽에 그간 회사가 해온 기후변화 관련 금융자료 전반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배출가스 조작으로 곤경에 처한 독일 자동차업체 폭스바겐에 이어 환경 관련 문제로 세계 굴지의 기업이 또 미 정부 당국의 제재를 받게 된 셈이다. 뉴욕주 검찰이 수사하는 대상은 엑손모빌이 화석연료 사용에 따른 기후변화의 영향을 왜곡한 보고서를 만들어 투자 유치에 유리한 여건을 조성했는지다.

이에 따라 뉴욕주 검찰은 1970년대 후반부터 엑손모빌이 기후변화의 영향을 연구하는 각종 과학적 연구에 반대하거나 이들 연구의 결과를 왜곡하려 부당한 자금을 지원했는지를 집중적으로 캐고 있다.

실제로 엑손모빌은 1970년대 후반부터 진행된 각종 주요 기후변화 관련 과학적 연구에 막대한 자금을 지원한 뒤 연구 결과 보고서를 투자자들에게 제공해 왔다.

엑손모빌에서 대외 업무를 맡은 케네스 P 코언 부회장은 “뉴욕주 검찰로부터 영장을 받았으며, 이에 대한 대처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면서 수사를 받고 있다고 시인했다. 그러나 그는 “엑손모빌이 기후변화의 영향을 왜곡하려 시도했다는 주장은 명백히 잘못됐다”고 부인했다. 환경운동단체들은 ‘중대한 승리’라며 환호했다. 배병우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