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운아’ 이천수, 그라운드 떠난다

입력 2015-11-06 00:03

2002 한일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이었지만 숱한 기행으로 논란을 몰고 다녔던 ‘풍운아’ 이천수(34)가 은퇴한다.

이천수의 소속 구단인 인천 유나이티드는 5일 “이천수가 14년간 프로 선수 생활을 마감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부평고와 고려대를 나온 이천수는 2002년 울산 현대를 통해 K리그에 데뷔했다. 특히 같은 해 한일월드컵에서 국가대표로 활약하며 4강 신화의 주역이 됐다.

K리그 신인상을 받은 이천수는 이듬해 스페인 레알 소시에다드로 이적해 ‘한국인 1호 프리메라리가’가 되는 영광을 안았다. 이후 누만시아(스페인), 페예노르트(네덜란드), 알 나스르(사우디아라비아), 오미야(일본) 등을 거쳤다. 국내 리그에서는 울산, 수원, 전남 등에서 뛰었고 2013년부터 고향 팀인 인천 유니폼을 입었다. 고려대 재학 시절인 2000년 4월 아시안컵 라오스와 예선 경기를 통해 국가대표 A매치 데뷔전을 치른 그는 A매치 통산 78경기에 나와 10골을 넣었다.

하지만 잇단 돌출 행동으로 수많은 팬들의 비난을 받았다. 2009년 전남 시절 K리그 개막전에선 자신의 오프사이드 파울을 선언한 부심을 향해 ‘주먹감자’를 날려 6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받았다. 같은 해 중순에는 알 나스르 진출을 추진하다 팀 코치와 주먹다짐까지 벌여 임의탈퇴로 공시되기까지 했다. 이천수는 “오랜 시간 축구 선수로서 많은 사랑과 관심을 받아 행복했다”며 “고향 팀에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게 돼 영광”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천수의 은퇴 공식 기자회견은 8일 오후 2시 인천과 부산 아이파크의 경기가 끝난 뒤 열린다.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