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 행렬’까지 늘어뜨리게 한 SPA(제조·유통일괄) 브랜드 H&M과 고가 브랜드 발망의 협업 제품이 3시간 만에 모두 팔려나갔다.
5일 오전 8시 서울 명동 눈스퀘어점 등 전국 4개 H&M 점포에선 오픈 후 대기 중이던 1100여명이 한꺼번에 싹쓸이 쇼핑에 나서면서 오전 11시쯤 대부분 제품이 ‘완판’됐다. 이어폰과 지갑 등 인기 제품은 개점과 동시에 품절됐고, 일부 제품은 오후에도 판매가 됐지만 사이즈가 작아 구매가 쉽지 않은 제품들만 남았다. H&M 측은 고객 안전을 감안해 대기 고객들에게 순번을 나눠준 후 그룹별로 10분씩 쇼핑을 하도록 했다. 매장에 들어선 고객들은 짧은 쇼핑 시간 탓인지 마구잡이로 물건을 집어 들었고, 같은 물건을 집은 일부 고객끼리는 몸싸움에 이어 고성이 오가는 등 다툼이 일어나기도 했다.
이날 판매에 들어간 제품은 SPA브랜드 H&M과 프랑스 고가 브랜드 발망이 협업한 한정판 제품이다. H&M은 2004년 샤넬 수석 디자이너 칼 라거펠트와 최초의 협업 제품을 선보인 이후 지난해 알렉산더 왕까지 유명 디자이너 브랜드와 매년 협업 제품을 선보여 왔다. 발망의 경우 지드래곤 등 유명 연예인이 선호하는 제품으로 청바지나 티셔츠 한 장에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고가 브랜드다.
SPA 브랜드와 고가 브랜드의 협업 제품은 구입하기 힘든 고가 제품을 싸게 구입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판매일 전부터 줄을 서는 사람이 생겨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번 협업 제품도 발망 브랜드를 10분의 1 가격으로 살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일주일 전부터 노숙을 하는 사람이 등장했다.
업계에선 실구매자 외에 제품을 산 후 되파는 리셀러(Re-Seller)가 대거 개입되면서 예년에 비해 구입 경쟁이 과열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제품이 판매된 직후부터 대표적인 중고 거래 카페인 ‘중고나라’ 등에선 동일 제품을 판다는 글이 대거 올라왔다. 이번 협업 제품은 전 세계 61개국 250여개 H&M 매장에서 동시에 판매됐고, 한국에선 눈스퀘어점 등 4개 점포에서만 판매됐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
‘명품’이 뭐길래… H&M·발망 협업 한정품 3시간만에 ‘완판’
입력 2015-11-05 21: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