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 최북단 지역인 강원도 고성에 북한의 황폐화된 산림을 복원키 위한 대북지원 양묘장이 조성된다.
동부지방산림청은 5일 오후 동부산림청 대회의실에서 ‘대북지원 양묘장 설계용역 최종보고회를 개최했다. 이날 보고회에는 산림청과 통일부, 고성군, 학계 등 양묘 관련 전문가 20여명이 참석했다.
보고회에선 고성군 간성읍 장신리 일원 국유림에 대북지원 양묘장을 조성한다는 내용의 설계용역이 발표됐다.
산림청은 이번 용역 결과를 토대로 내년부터 2017년까지 20억원을 투입해 장신리 국유림 3.1㏊ 부지에 북한 산림복구를 위한 대북지원 양묘장을 조성한다. 양묘장에는 온실과 종자관리 시설, 농기계 창고, 퇴비사 등 시설이 들어선다.
이곳에서는 2018년부터 낙엽송과 잣나무, 소나무 등 묘목을 기르는 작업이 진행된다. 2020년부터는 연간 60만 그루의 묘목을 북한에 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양묘장이 들어서는 장신리는 고성 남북출입사무소와 40㎞ 거리에 위치해 있어 묘목공급에 용이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북한은 전체 산림면적 899㏊ 가운데 32%인 284만㏊가 황폐화돼 산사태 등 자연재해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부산림청 관계자는 “북한에서는 나무를 땔감으로 사용하기 위해 나무를 불법으로 벌채하고, 식량부족으로 산지를 농지로 개간하는 사례가 늘면서 산림 황폐화가 가속화되고 있다”면서 “2020년부터 묘목지원이 이뤄지면 산림을 복구하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산림청은 북한 산림복구를 위해 1999년부터 남북 산림협력사업을 준비해 왔으며 2007년과 지난달 북한과 공동으로 금강산 소나무 산림병해충 방제를 진행하기도 했다. 올해 산림병해충 방제 때는 살충제와 분무기, 마스크, 장갑 등 1억3000만원 상당의 물품이 북측에 지원됐다.
이경일 동부산림청장은 “대북지원 양묘장이 조성되는 고성군이 북한 산림 황폐지 복구의 묘목생산 전진기지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강릉=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
“북녘 민둥산 푸르게”… 고성에 대북지원 양묘장
입력 2015-11-05 2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