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창업의 꿈, 교회가 응원합니다
입력 2015-11-06 18:34
교회와 학원선교단체가 청년실업과 사회 양극화 해소를 위해 소셜벤처 및 창업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온누리교회(이재훈 목사)는 지난 4월 교회 내 청년·대학생을 대상으로 ‘2015 러빙유 청년벤처대회’를 개최해 청지기 의식을 지닌 사회적기업가를 발굴해 육성 중이다. 한국대학생선교회(CCC·박성민 목사)는 2013년부터 매해 ‘비즈니스 창업 경진대회’를 열고 우수 창업 아이템을 제안한 대학생에게 창업지원금을 제공한다.
◇복음 품은 사회혁신가 기른다…온누리교회 ‘러빙유 청년벤처대회’=온누리교회가 청년층 지원을 위해 주목한 분야는 다양한 사회문제를 혁신적인 사업으로 해결하는 ‘소셜벤처’다. 양극화 등 사회 현안을 해결해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하는 동시에 청년 실업도 해소할 수 있어서다. 교회는 사회선교부와 교회 내 기독실업인 모임 ‘크리스천CEO포럼(CCF)’과 힘을 합쳐 ‘2015 러빙유 청년벤처대회’(4.26∼12.14)를 개최해 본격적인 청년 사회적기업가 발굴을 시작했다.
교회 내 행사지만 행사 주관단체나 참여자들의 면면은 대기업이 주최하는 대회 못지않게 화려하다. 대회 주관은 푸르덴셜투자증권 전 대표로 사회혁신 투자 컨설팅 경험이 있는 정진호(엠씨파빌리온대체투자㈜ 부회장) 장로가 맡았으며 사회혁신 전문컨설팅 기관 MYSC(대표 김정태)가 대회 기획 및 평가를 진행한다. 청년 멘토링은 윤영각 전 삼정KPMG회장, 정운오 서울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 강신익 LG전자 전 사장 등 CCF 회원들이 담당한다.
교회는 대상 수상팀에게 상금 700만원을 수여하며 최우수상과 우수상을 받은 팀은 각각 500만원과 300만원을 지급한다. 또 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대학교 크리스천CEO 리더십 스쿨 1년 치 등록금과 담임목사와의 만찬 초대권 등 수상자에게 다채로운 특전을 제공한다.
첫 행사였지만 교회 청년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국내외 교회 청년 300여명이 대회 지원서를 제출했으며 이들 중 20팀(100여명)만이 1차 선발에 통과했다. 교회는 7월부터 2개월간 사회적기업가 정신·소셜 비즈니스모델에 관한 교육 연수를 진행하고 8월엔 2차로 8팀을 선발했다. 2차 선발팀은 9월부터 2개월간 CCF 회원에게 심층 멘토링을 받으며 다음달 14일 열리는 결선대회에서 3팀의 수상자를 가린다.
정진호 장로는 “사회 문제를 영화로 풀어보자는 팀, 게임중독 청소년의 치료를 돕는 ‘착한 게임’ 개발 팀 등 창의적인 소셜벤처 아이템이 다수 나왔다”며 “이번 대회를 계기로 하나님의 나라를 일터와 사회에서 구현하는 청년들이 더 많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교회는 내년 초 열릴 대회의 지원 대상을 한국교회 청년·대학생으로 확대해 초교파적 행사로 치를 계획이다.
◇창의력으로 승부하는 CEO 양성…CCC ‘비즈니스 창업경진대회’=CCC는 대학과 일터에서의 ‘평생순장’을 세우고 국내외 각 분야에서 선한 영향력을 끼칠 미래 지도자를 양육하기 위해 ‘비즈니스 창업경진대회’를 기획했다. 민족 복음화의 소명을 품은 대학생들이 자신의 역량을 효과적으로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기독대학생의 사회진출을 지원하자’는 아이디어는 CCC 출신 강석창 소망글로벌 대표가 제공했다. 강 대표의 제안을 받아들인 CCC는 2012년 대학생 순장 가운데 ‘비즈니스 장학생’을 선발해 장학금을 지원했지만 ‘일회성 행사에 머문다’는 지적을 반영해 이듬해부터 창업경진대회 개최로 방향을 틀었다.
CCC는 2013년부터 매년 4∼5월 캠퍼스 책임간사의 추천을 받은 전국 회원을 대상으로 사업아이템과 계획이 담긴 지원서를 받는다. 서류와 면접 심사를 거친 일부 팀만이 여름수련회 기간 중 열리는 ‘사업 아이템 프레젠테이션’에 참여할 수 있다. 심사 및 멘토링은 강 대표 등 CCC 졸업생 모임인 ‘나사렛형제들’ 소속의 기업 대표들이 맡는다. 대회 상금은 최우수상 1000만원, 우수상 700만원, 장려상 500만원이다.
대회의 초점이 ‘창업’에 맞춰진 만큼 행사가 끝난 이후에도 나사렛형제들의 멘토링은 계속된다. CCC와 멘토들의 지속적인 지원에 힘입어 출발한 기업도 최근 몇 곳 생겼다. CCC 비즈니스 장학생 출신 이규동씨가 설립한 사회적기업 ‘파이어 마커스(Fire Makers)’가 대표적 예다. 낡은 소방호스를 재활용해 가방을 만드는 회사로 수익금 일부를 소방관 처우 개선을 위해 기부한다. 대회 담당 박순섭 간사는 “매년 대회마다 도전정신으로 무장한 대학생 지원자 수가 조금씩 늘어나는 추세”라며 “선배들에게 기업 경영 노하우와 신앙태도를 배울 수 있는 귀한 기회인만큼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더 많이 지원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