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 2일(현지시간) 한국 취업자의 지난해 기준 1인당 연간 근로시간이 2124시간이라고 발표했다. 전년보다 45시간 늘었다. 2011년부터 주 40시간 근무제가 도입됐고, 근로시간을 줄이자는 쪽으로 사회적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데 왜 근로시간은 늘어나는 것일까.
우선 OECD 통계의 성격을 알 필요가 있다. OECD는 각국의 근로시간을 자체적으로 조사하지는 않는다. 대신 각국의 조사를 인용해 통계를 만든다. OECD의 한국 근로시간 통계는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의 취업시간 통계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이 통계는 임금근로자뿐 아니라 자영업, 농림어업 종사자 등의 근로시간도 포함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5일 “대체로 근로시간이 긴 직종의 통계까지 포함하고 있어 임금근로자의 근로시간 체감도와 다소 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자영업자 수가 늘면 근로시간도 늘어나는 경향도 있다.
임금근로자만을 대상으로 하면 어떨까. 한국 임금근로자의 근무시간은 OECD 회원국 중 멕시코, 칠레에 이어 3위 수준이다. 줄고 있긴 하지만 감소세도 약한 편이다. 한국고용정보원의 ‘근로시간 단축 정책의 효과’ 보고서를 보면 그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주 40시간제가 도입된 이후 근로시간은 대체로 단축되는 추세였지만, 금융보험업과 사업체를 포함한 상시근로자 수 300인 이상 사업체에 종사하는 상용근로자의 주당 근로시간은 줄지 않았다. 대형 사업체에서는 정부의 근로시간 단축 정책이 먹히지 않았던 것이다.
오히려 근로시간 단축 정책 시행 뒤 초과근무수당 지급 위반 비율이 늘어났다. 주 40시간제 도입 1년 뒤 초과근로수당 지급 위반 비율은 금융보험업 및 300인 이상 사업체의 경우 5.6% 증가했고, 20인 이상 50인 미만 사업체에선 5.5% 증가했다. 근로시간도 줄이지 않고, 야근비도 제대로 주지 않았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지민웅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정부는 근로시간 단축 정책을 추진할 때 근로자와 사업체 모두의 부담을 가능한 한 최소화하는 방식을 다각도로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세종=윤성민 기자 woody@kmib.co.kr
[기획] 한국 근로시간 週 40시간제로 바뀌었는데도 OECD 조사선 되레 늘어… 왜?
입력 2015-11-05 21:41 수정 2015-11-05 21: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