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미국과 중국) 리스크 자체가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리스크의 수위와 글로벌 금융시장의 반응은 이전과 많이 달라졌다. 우선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을 위험요인으로 인식하는 분위기가 한층 완화됐다. 중국은 부양책 약발이 슬슬 받는 것 같다는 기대감에 주가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 위안화가 조만간 국제통화기금(IMF)의 특별인출권(SDR) 통화바스켓에 편입될 가능성이 큰 것도 위안화 평가절하 우려를 줄인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미국 기준금리가 다음 달에 오를 확률은 급속히 커지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0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성명서에서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데 이어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이 4일(현지시간) 연방하원 금융위원회에서 또다시 12월 인상 가능성을 언급했다.
미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면 신흥국 통화가치와 증시가 하락하는 게 몇 달 전까지의 패턴이었는데, 지금은 다른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미 금리 인상이 임박했음에도 신흥국 통화가치와 주가는 오히려 올랐다. 유안타증권 민병규 연구원은 “미국 통화 긴축에 대한 우려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작아지고 있다”고 표현했다. 국제금융센터 김용준 연구원도 “지난달 FOMC 이후 위험선호 성향이 커져 세계주가 상승 흐름이 지속되는 등 미 금리 인상을 위험요인으로 인식하는 분위기가 완화됐다”고 진단했다.
이달 말 열리는 IMF 집행이사회에서 중국 위안화가 SDR 통화바스켓에 편입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SDR은 IMF가 도입한 가상통화로, 회원국이 어려움을 겪을 때 담보 없이 필요한 만큼의 외화를 인출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위안화가 SDR에 편입된다면 달러·유로·파운드·엔화와 함께 세계 기축통화로 부상하게 된다.
위안화가 기축통화가 되면 한국 입장에선 대체로 득(得)이 많을 것으로 관측된다. 키움증권 마주옥 연구원은 “SDR 편입은 위안화의 강세를 가져와 중장기적으로 원화 강세와 국내 증시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확 줄어든 ‘G2 리스크’… 증시 약발 받나
입력 2015-11-05 19: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