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을 제공하는 여성용 스마트 가방·시각 장애인용 길찾기 스마트 신발… ‘웨어러블 컴퓨터 경진대회’

입력 2015-11-05 21:34
카이스트 ‘웨어러블 컴퓨터 경진대회’에서 본선에 오른 대학생 8개 팀이 5일 자신들의 아이디어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카이스트 제공

“여성들은 가방 속에 잡다하게 많이 갖고 다니잖아요. 물건을 찾을 때마다 휴대전화 플래시를 일일이 켜야 하는 불편이 따릅니다. 그래서 가방을 열 때 자동으로 불이 켜지면 좋지 않을까 생각했죠.”

세종대 장아주(23·패션디자인과)씨는 친구 2명과 함께 이런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빛을 제공하는 스마트 가방’을 개발했다. 가방 지퍼에 조광센서를 달아 열 때마다 플래시가 작동하도록 했다. 영화관 등 공공장소에선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휴대전화 앱과 블루투스 기능을 활용해 빛의 세기를 조절할 수 있다. 가방에 무선 자기장 충전기를 장착해 휴대전화를 가방에 넣기만 해도 자동 충전되는 기능을 추가했다.

대구대 김도엽(23·전자제어계측)씨는 사고로 시력을 잃은 아버지를 위해 ‘시각장애인용 길찾기 스마트 신발’을 개발했다. 양쪽 신발에 4개씩 적외선 거리인식 센서를 부착했다. 앞에 계단이 나타나면 신발 밑에 장착된 진동센서로 진동음을 내주거나 휴대전화 앱을 통해 음성으로 알려주는 방식이다. 김씨는 “길을 가다 아버지한테 앞에 계단이 있다고 알려줬는데도 자꾸 턱에 걸려 넘어지는 걸 보고 안타까웠다”며 “이 제품이 시각장애인의 안전 보행에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대학생들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제품들이 5일부터 이틀간 카이스트(KAIST)에서 열리는 ‘웨어러블(입는) 컴퓨터 경진대회’ 본선에 올랐다.

102개팀 가운데 8개팀이 선정됐다. 생체신호인 ‘심전도(ECG)’를 본인 인증으로 활용하는 ‘심전도 보안 스마트웨어’, 마스크 내부로 일정량의 분진이 들어오면 작업자가 팔에 착용한 밴드에 시각적 경고등이 표시돼 위험을 알려주는 ‘스마트 방진마스크’ 등이 시선을 끌었다. 카이스트는 대상 1개팀에 500만원을 비롯, 모두 4개팀에 1000만원의 연구기금을 수여한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