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해군분석센터 맥데빗 제독 “韓, 남중국해 입장 이해… 美·中 사이서 균형 잡기 노력할 수밖에 없어”

입력 2015-11-05 21:48

미국 해군분석센터(CNA) 선임연구원인 마이클 맥데빗 미 해군 제독은 5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남중국해 분쟁에 대한 한국 정부의 원론적 입장을 이해한다”고 말했다. “한국이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기 위해 매우 어려운 노력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얘기였다.

맥데빗 제독은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전날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렸던 제3차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ADMM-Plus)’ 본회의에서 행한 발언에 대해서도 “적절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남중국해에서 항행·상공비행의 자유가 보장돼야 한다”는 한 장관의 언급과 관련, “미국은 한국이 보다 확실하게 미국 입장을 지지해주길 바라지만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감안할 때 중국과도 관계를 잘 유지해야 하는 필요성을 알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가 과도하게 한국을 압박할 의도가 없다는 설명인 셈이다.

그러나 중국에 대한 경계를 늦춰선 안 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맥데빗 제독은 “중국이 해양 전력을 집중 발전시켜 영향력을 빠르게 확대해갈 것”이라며 “2020년 중반 세계 2위 해양 강국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했다. 미 해군 전체 전력에는 못 미치지만 태평양 지역을 관장하는 미 해군력보다는 앞서게 될 것이란 설명이다. 아라비아해역에서 해적들을 상대로 7년 이상 수행하고 있는 훈련이 중국 해군의 원거리 작전 실험 무대가 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맥데빗 제독은 이런 과정에서 남중국해 사태 같은 ‘갈등 상황’이 지속적으로 불거질 것으로도 내다봤다. 그러나 중국의 확장에 미국이 무력으로 대응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미국은 평화적인 해결을 추구한다”며 “중국이 국제법으로 보장된 항행 자유를 제한하는 욕심을 부리지 않는 한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맥데빗 제독은 조지 H W 부시 대통령 집권 시절 국방부 동아시아정책국장을 역임했으며, 34년간 미 전쟁대학 학장도 지냈다. 수십년간 미국 국방정책에 다양한 자문을 해온 전문가이기도 하다. 4∼5일 서울에서 한국해양전략연구소(KIMS)와 CNA가 공동 주최한 국제회의 참석차 방한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