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람, 동편제 흥보가 완창 도전… 송순섭 명창과 ‘師弟 공연’

입력 2015-11-05 18:41

소리꾼 이자람(36·사진 오른쪽)은 창작 판소리계 최고 스타다. 그가 직접 대본과 작창, 소리까지 맡은 ‘사천가(2007년)’ ‘억척가(2011년)’ ‘이방인의 노래(2014년)’ 등은 판소리의 영역을 확장했다는 평가와 함께 큰 인기를 끌었다. ‘사천가’와 ‘억척가’는 해외에서도 여러 차례 러브콜을 받아 공연됐다. 게다가 그는 2010년 이지나 연출의 뮤지컬 ‘서편제’와 올해 이윤택 연출의 연극 ‘문제적 인간 연산’의 여주인공으로 출연하는 등 매년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주가를 올렸다. 심지어 인디밴드인 아마도이자람밴드의 리드보컬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해서 그가 전통 판소리로부터 멀어진 적은 한순간도 없었다. 판소리를 공부한 지 27년째인 그는 소리꾼에게 시험과 같은 완창 무대를 꾸준히 선보여 왔다. 1997년 강산제 심청가를 시작으로 99년 동초제 춘향가, 2007년 동초제 수궁가, 2010년 동편제 적벽가를 완창으로 공연했다.

그가 올해 다섯 번째 완창 무대로 동편제 흥보가에 도전한다. 동편제 흥보가는 여러 판소리 유파 중에서도 창자(唱者)의 공력을 가장 중시하기 때문에 판소리 본연의 모습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8일 서울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공연되는 이번 무대에는 스승인 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적벽가 예능보유자 송순섭(79·왼쪽) 명창이 같이할 예정이다. 동편제를 대표하는 소리꾼인 송 명창은 올해 국립창극단의 창극 ‘적벽가’에서 소리와 해설로 극을 이끌어가는 도창과 작창을 직접 맡아 노익장을 과시했다.

송 명창은 2010년 제자 이자람이 동편제 적벽가를 완창으로 공연했을 때 “제자 가운데 자람이가 처음으로 적벽가 완창을 했다”며 울먹였고, 이자람은 스승 앞에서 큰절을 올렸다. 따라서 이번 흥보가 완창 공연은 동편제의 법통이 어떻게 전승되는지 보여주는 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송 명창은 5일 “자람이가 내게 배운 흥보가를 한 무대에 올려보자고 제안했을 때 무척 기쁘고 대견했다”면서 “이렇게 제자와 스승이 함께 완창하는 무대는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