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프로배구 ‘몰빵’ 사라지나… 외국인 선수에 대한 의존도 줄고 토종 공격수 공격기회 크게 늘어

입력 2015-11-05 21:05
2015-2016 프로배구의 큰 특징은 외국인 공격수에게 절대 의존하는 소위 ‘몰빵배구’가 확 줄었다는 것이다. 트라이아웃(공개선발제)을 처음 시행한 여자부는 지난 시즌보다 용병들 수준이 떨어져 이 같은 현상은 이미 예견됐었다. 하지만 여전히 자유계약으로 용병을 뽑아 세계 최고 수준의 공격수들이 즐비한 남자부의 변화는 다소 뜻밖이다. 지난 시즌까지 용병에게 공격기회를 몰아주며 전성기를 구가했던 삼성화재조차 ‘탈 몰빵배구’ 현상에 가세하고 있다.

삼성화재의 새 용병 그로저는 5일 현재 이번 시즌 5게임에서 40.9%의 공격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용병 가운데 가장 높은 점유율이다. 선두팀 OK저축은행 시몬의 점유율 36.4%, 현대캐피탈 오레올의 34.3%에 비해서 높은 편이다. 대한항공 산체스는 27.5%에 불과하다. 하지만 통상 공격에만 전념하는 라이트 공격수의 경우 40% 공격점유율은 과도한 편이 아니다.

지난 시즌 삼성화재 용병 레오는 한 시즌 동안 무려 56.7%의 공격점유율을 기록했고, 대한항공 산체스도 48.2%의 점유율을 보였다.

외국인 선수 의존도가 낮아지면서 토종 공격수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졌다. OK저축은행 송명근은 29.0%의 점유율을 보였고, 현대캐피탈의 문성민은 32.8%, 대한항공 김학민은 23.2%로 자기 팀 용병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초반 이들 3개 팀이 상위권을 형성할 수 있었던 것은 강력한 토종 공격수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다만 삼성화재의 경우 이렇다할 토종 공격수가 없어 임도헌 신임 감독을 애태우고 있다. 임 감독은 왼쪽 날개에 류윤식, 고준용, 정동근을 골고루 투입하고 있지만 군에 간 박철우의 공백을 실감하고 있다.

여자팀의 용병 공격점유율도 지난 시즌 48.4%에서 비해 41.0%로 감소했다. 지난 시즌 폴리가 52.7%의 점유율을 보였던 현대건설은 올해 에밀리에 34.4%의 의존도를 보였다. GS칼텍스도 용병의 점유율이 41.2%에서 32.2%로 낮아졌다.

전반적으로 지난 시즌에 비해 용병들의 후위 공격이 줄어든 대신 토종을 이용한 퀵오픈과 변칙 공격이 잦아졌다. 훨씬 아기자기해진 프로배구의 확 달라진 관전포인트다.

서완석 체육전문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