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우리 사회에 분노조절 장애로 인한 사건들이 자주 일어나고 있다. 사소한 시비 끝에 분노조절을 못해서 상대방에게 상해를 입히거나 살인까지 저지르는 일들이 일어나는 것이다. 성경에 나오는 최초의 살인사건 역시 분노조절 실패의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최초의 인간 아담과 하와 사이에서 태어난 가인과 아벨은 형제였다. 그들은 똑같이 하나님께 제물을 드리는 제사를 지냈는데 하나님께서 아벨의 제사만 기쁘게 받으셨다. 이에 분노한 가인이 자신의 감정을 다스리지 못하고 동생 아벨을 돌로 쳐 죽인다. 가인이 조금만 더 성숙했더라면 ‘하나님께서 왜 아벨의 제사만 받으셨을까’ 생각했을 것이다. 그 원인을 찾아 아벨보다 더 성숙한 감사의 제사를 드릴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가인은 사소한 감정을 다스리지 못해 결국 살인자가 됐고 불행한 인생을 살고 말았다.
성경은 마음을 가장 잘 다스린 사람으로 ‘모세’를 소개한다. 민수기 12장 3절에 “모세는 온유함이 지면의 모든 사람보다 더하더라”고 나와 있다. 온유함이란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있으나 그것을 절제하는 힘이다. 모세는 카리스마가 있는 지도자였다. 200만명이 넘는 민족을 광야에서 40년 동안 지도해야 했기에 하나님은 그를 통해 수많은 기적과 표적을 나타내 보이셨다.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모세는 거의 하나님과 같은 존재였다. 그러나 목이 곧은 이스라엘 백성들은 어려운 일이 생길 때마다 하나님과 모세를 원망했다. 하지만 모세는 분노를 참고 인내했다. 오히려 그들에게 진노하시는 하나님께 자신의 생명을 담보로 구원을 요청했다.
그런 모세도 므리바에서 물이 없음에 또 다시 원망하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보고 분노하고 만다. 하나님은 마음을 다스리지 못한 모세를 책망하시고 가나안에 들어가는 것을 허락하지 않으셨다. 그만큼 분노조절 실패는 모세와 같은 위대한 인물조차도 불행하게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성경은 말한다. “모든 지킬 만한 것 중에 더욱 네 마음을 지키라 생명의 근원이 이에서 남이니라.”(잠 4:23)
모든 일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부족한 것을 보지 말고 이미 누리고 있는 것들을 바라보자. 그러면 감사로 우리의 마음을 다스릴 수 있다. 최근 한 신문에 실린 아프카니스탄의 105세 할머니의 눈물겨운 고백을 읽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그녀는 아들 손자 등 17명의 가족과 함께 조국 아프카니스탄을 떠나 수천㎞ 떨어진 크로아티아 동쪽 국경 오파 토파트 난민촌에 도착했다. 그들은 최종 목적지인 스웨덴까지 가기 위해 또다시 머나먼 길을 떠나야 한다. 조국을 떠난 이유가 무엇일까. 할머니는 “하루 만이라도 전쟁이 없는 곳에서 살고 싶다”고 말했다. 105년을 살아온 조국과 고향을 떠나야 할 만큼 갈망하는 것은 ‘평화’였다. 이 할머니에게 ‘전쟁 없는 평화’는 인생의 끝자락에서 단 한 번만이라도 누려보고 싶은 가치 있는 것이다.
우리는 세계에서 유일한 분단국가에서 살고 있다. 그러나 6·25전쟁 이후 우리는 60년이 넘도록 전쟁 없이 살고 있다. 세계 곳곳에서 전쟁과 테러가 일어나고 있지만 우리는 평화를 누리고 있다. 아프카니스탄 할머니의 간절한 소망 앞에서 감사할 일들이 얼마나 많은지 생각해 봐야 한다. 이제부터 감사할 이유를 먼저 생각하자. 이것이 성숙한 사회로 나아가는 지름길이다.
이창교 목사 (창원 상남교회)
[시온의 소리-이창교] 감사로 마음을 다스리는 성숙한 사회
입력 2015-11-05 18: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