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잡히는 책] 물건 대신 취향을 파는 가게

입력 2015-11-05 18:06

일본 다이칸야마 츠타야서점은 도쿄의 명소다. 교통이 불편한 도심 외곽에 있는데도 여행객들까지 일부러 찾아가는 곳이다. 츠타야서점은 책을 파는 곳이 아니다. 따뜻하고 편안한 문화공간으로 ‘가보고 싶은 곳’ ‘머물고 싶은 곳’이다. 도쿄를 넘어 1400여 매장에 5만 회원을 거느리게 된 츠타야서점은 컬처 컨비니언스 클럽(Culture Convenience Club·CCC) 최고경영자 마스다 무네아키의 독특한 경영철학에서 시작됐다. 마스다 대표는 현재의 자본주의가 ‘넘쳐나는 물건과 서비스 속에서 고유한 취향을 선망하고 제안을 원하는 단계’에 이르렀다고 봤다. 고객에게 ‘제품’을 파는 게 아니라 스타일, 의미, 감성을 제안하고 기획해 선보여야 성공할 수 있는 시기가 됐다고 한다. 사업가의 기획과 제안이 고객의 가치를 만들고, 사람들의 삶을 변화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그의 지적자본론을 옮겨보면 이렇다. “혁신은 아웃사이더가 일으킨다. 비즈니스 세계에 몸을 둔 사람은 아웃사이더 의식을 가져야 한다.” “앞으로 일본의 미래를 창조해 낼 것은 디자인(기획)이고 여기에 필요한 것은 지성이다.” 지성에 기반 한 기획은 비즈니스적 성공을 넘어 이 사회에 ‘행복을 추구하는 새로운 단계’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역설한다. 문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