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올랑드 정상회담] 韓·佛, 창업에 꽂히다… ‘프렌치 테크 허브’ 설치 창업기업 지원 확대

입력 2015-11-04 22:22
박근혜 대통령과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4일 청와대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뒤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두 정상은 한·프랑스 양자 및 역내 정치·안보 분야 대화를 대폭 강화하고 우주 및 혁신·과학기술, 교육 분야 협력을 확대키로 했다. 서영희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한국을 국빈방문한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 4일 청와대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한·프랑스 양자 및 역내 정치·안보 분야 대화를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정상회담 뒤 프랑스의 샹송을 들으며 우리 고유의 발효음식으로 구성된 한식으로 만찬을 함께했다.

두 정상은 회담 후 이런 내용을 담은 ‘21세기 포괄적 동반자 관계 강화를 위한 행동계획’을 채택했다. 청와대는 행동계획에 대해 “양국 간 제반 분야에서의 협력 방안을 실질적인 행동을 중심으로 명시한 첫 포괄적 문서”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우주·교육·창업 협력 확대=박 대통령과 올랑드 대통령은 우선 양국 외교부 간 전략대화 출범, 국방 분야 고위급 협의회 활성화 등 양자는 물론 역내에서의 전략적 협력 강화를 위한 정치·안보 분야 대화를 정기적으로 갖기로 했다. 또 내년 중 서울에 프랑스의 창업기업 지원 기관인 ‘프렌치 테크 허브’를 설치, 양국 창업기업 지원을 확대할 방침이다.

청와대는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프랑스 양국이 학력 및 학위 상호 인정, 창업기업 교류, 우주·문화예술·교통·관광 분야 협력 양해각서(MOU) 등 6건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우선 한·프랑스 교육 당국은 양국 고등교육 학력 및 학위 상호 인정을 통해 학생 및 대학 간 교류 확대를 추진키로 했다. 아울러 2017년부터 프랑스 수능시험에 한국어를 다른 주요국 언어와 함께 제2외국어 기본선택 과목에 포함하는 방안에도 합의했다.

양국은 또 한국의 항공우주연구원과 프랑스 국립우주연구센터 간 체결된 협력 MOU를 통해 위성정보 활용, 위성 항법, 우주탐사, 우주분야 글로벌 이슈 대응 등으로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아울러 양국 간 문화 콘텐츠 공동제작 지원펀드를 조성키로 하는 등 문화예술 분야의 포괄적 협력에도 합의했다.

◇박 대통령 “빵 나누는 ‘코팽’돼야”=박 대통령은 정상회담에 앞서 올랑드 대통령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한·불 경제협력 포럼 및 고등교육 포럼’에 동반 참석했다. 프랑스를 상징하는 짙은 파란색 재킷 차림으로 나선 박 대통령은 축사를 통해 지난해 프랑스에 진출한 한국 제과점이 만든 빵인 ‘코팡’(kopan·한국의 빵)을 소개했다. 이어 “오늘 만남을 계기로 양국 경제, 교육계 간 교류가 더욱 활성화돼 ‘빵을 나눠먹는 가족 같은 친구’라는 뜻의 ‘코팽(copain)’으로 함께 나아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회담 뒤 올랑드 대통령에게 금잔 다기세트를 선물했다. 올랑드 대통령은 박 대통령에게 19세기 말 옛 서울의 종교·문화 활동을 찍은 사진 앨범과 프랑스 위성으로 촬영한 해인사 사진, 만년필을 선물했다. 올랑드 대통령이 방한한 것은 취임 후 처음이다.

두 사람은 정상회담 뒤 환영만찬에서 가을 제철 식재료와 발효음식인 씨간장, 매실청을 이용한 한식을 함께했다. 건배주로는 전통 발효주가 곁들여졌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