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사들의 정신건강을 돌보기 위한 조직이 잇달아 결성되고 있다. 낯선 환경에서 정신적 스트레스를 겪을 수밖에 없는 선교사들에 대한 체계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은 지난달 29일 서울 노량진 강남안디옥교회(심창근 목사)에서 실행위원회를 열고 힐링사역위원회를 발족키로 결정했다. 힐링사역위는 우울증 등 정신적 어려움을 겪는 선교사들을 관리하고 예방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이날 실행위에서 한 실행위원은 “선교사를 치유하는 사역만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사역자를 해외에 파송하는 방안을 검토해 달라”고 제안했다. 세계선교부 총무 이정권 목사는 “특히 여성 선교사를 중심으로 우울증을 겪는 일들이 발생하고 있다”며 “실행위원 전원이 힐링사역위의 필요성에 공감했다”고 말했다.
선교사들의 정신건강을 총회 차원에서 돌봐야 한다는 논의는 지난 4월 네팔 대지진 발생 당시 재해구호를 위해 현장에 파견됐던 선교사들 중 일부가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면서 본격화됐다. 예장통합은 지난 8월 네팔 선교사 7가정 26명을 대상으로 대지진 당시 겪은 트라우마를 치유하기 위해 ‘힐링수련회’를 개최했다. 지난달 6∼9일에는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인도차이나 4개국 여성선교사 힐링세미나를 갖고 선교사들의 정신건강을 돌보는 사역의 필요성을 확인했다.
이와 별도로 한국 선교현장의 문제를 다루기 위해 2004년 결성된 선교사·목회자 모임인 방콕포럼위원회도 지난 5월 포럼을 열고 “파송교회, 선교단체, 교단 선교부가 선교사 정신건강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포럼에선 특히 네팔 선교사들이 외상후 스트레스증후군(PTSD)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아 이들에 대한 정신상담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 달 뒤 전문상담가로 구성된 ‘선교상담 전문가 네트워크’가 발족했다.
안은숙 브니엘상담센터 소장은 “파송교회의 후원이 끊기거나 정죄 대상이 될까 두려워 선교사들이 자신의 문제를 꺼내놓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며 “하지만 정신건강은 선교사 한 사람만의 문제가 아니라 하나님 안에서 우리가 함께 고민하고 풀어나가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
선교사 정신건강 ‘빨간불’ 예방·치유 조직 잇단 출범
입력 2015-11-04 20: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