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중국해 끓자 ‘핫’해진 베트남… 11월 5일 시진핑 이틀일정 방문

입력 2015-11-04 21:09 수정 2015-11-04 22:50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베트남 국빈 방문을 이틀 앞둔 3일(현지시간)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서 시민들이 시 주석의 사진에 ‘X’자를 그린 종이를 들고 거리를 행진하고 있다. 베트남에서는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등으로 지난해부터 줄곧 대규모 반중 시위가 이어졌다. 로이터연합뉴스

베트남이 아시아의 새로운 ‘블루칩’으로 떠오르고 있다.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로 마찰을 빚고 있는 중국은 물론 경제 협력을 원하는 유럽 국가 정상들이 잇따라 베트남으로 향하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세르지오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은 5일부터 각각 이틀과 나흘 일정으로 베트남을 국빈 방문한다. 앞서 올라퓌르 라그나르 그림손 아이슬란드 대통령도 지난 3일부터 나흘간의 일정으로 베트남을 방문했다고 베트남뉴스 등 현지 언론은 전했다.

2013년 취임 이후 처음 베트남을 방문하는 시 주석은 응웬 푸 쫑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과 쯔엉 떤 상 국가주석 등을 만나 양국 협력증진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중국과 베트남은 지난해 남중국해 분쟁도서 주변해역의 원유시추를 둘러싸고 첨예하게 대립했지만 고위급 교류를 통해 갈등을 관리하고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시 주석의 이번 베트남 방문은 최근 미국의 개입으로 복잡해지고 격화된 남중국해 영유권 다툼을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베트남은 지난 7월 쫑 서기장이 베트남공산당 서기장으로서는 최초로 미국을 방문하는 등 최근 들어 미국과 우호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시 주석은 베트남에 대한 경제 지원 보따리를 풀어 베트남이 미국에 기우는 것을 견제할 것으로 보인다. 또 중국과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유럽 등을 연결하는 신경제구상인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 실현을 위한 베트남의 협력도 요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베트남은 저렴한 인건비와 풍부한 노동력을 바탕으로 연간 6%대의 경제성장을 기록해 ‘세계의 공장’으로서의 잠재력을 입증한 데 이어 최근 아세안경제공동체(AEC)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도 가입했다. 잇따른 유럽 정상들의 방문도 투자 확대와 경제협력을 모색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