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 있는 자들은 들을지어다.” 예수 그리스도가 2000년 전 착각에 빠진 유대인들을 향해 던진 ‘촌철살인(寸鐵殺人)’의 말씀이다. 그러나 유대인들은 이 말씀을 받아들이지 않고 오히려 예수님을 비난하고 공격했다.
희랍의 대철학자 소크라테스도 소피스트들이 착각하고 있다는 것을 깨우치기 위해서 ‘너 자신을 알라’는 경구를 자주 인용했다. 오늘날 한국교회 현실은 어떤가. 우리는 개신교야말로 진리의 보루로 믿으며 열심히 예배에 참석하고, 기도하며 성경을 읽고, 나눔과 섬김의 봉사활동을 벌이면서 주님의 뜻대로 살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한국교회에 문제가 많다고 아우성이다. 한국교회의 미래가 없다고도 말한다. 교회가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기는커녕 세상을 따라가지도 못한다고 탄식한다. 교회 밖의 사람들은 벌떼처럼 교회를 공격해오고, 교회 내부에서도 제2종교개혁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개신교인들이 해마다 줄어든다는 말이 나온 지도 오래다.
한국교회가 이렇게 문제투성이라면, 우리가 잘 믿는다고 생각한 것은 실상 착각에 불과했단 말인가. 그렇다면 어디서부터 길을 잃기 시작했는지 살펴봐야 할 것이다.
이 책은 한국의 그리스도인들이 착각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한국교회가 어디서부터 길을 잃기 시작했는지, 한국교회가 바로 서기 위해서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를 현미경처럼 보여준다.
대전월평동산교회 은퇴 장로이며 충남대 명예교수인 저자는 그레이엄 그린을 중심으로 영어권의 그리스도교 작가들을 연구하면서, 문학작품에 나타난 신학적 문제를 중점적으로 다뤘다.
특히 책은 성경, 문학, 한국의 교회 등 3가지 관계를 중점적으로 고찰했다. 문학적 성경 읽기를 통해서 길을 잃은 한국교회의 현주소를 드러내면서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한다.
“예수님은 이것과 저것 사이에서 하나를 택하기보다는 이것과 저것 모두를 택하며 양면수용의 태도를 취하셨다. 편향적 성경 읽기는 진리를 왜곡하기 때문에, 성경 전체를 보면서 이것과 저것을 모두 택해야 한다.”
착각에 빠진 한국교회에 날리는 촌철살인이다. 행동하지 않고 믿음만을 강조하는 데서 길을 잃은 우리에게 균형 잡힌 신학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
공격 받는 한국교회… 잘 믿기만 하면 되는 걸까
입력 2015-11-05 20:42 수정 2015-11-05 22: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