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의 ‘전설’ 폴 스콜스는 과거 “웨인 루니(30·사진)는 어느 위치에 놓아도 70% 정도의 활약은 한다”고 말했다. 루니의 다재다능함을 인정한 말이었다. 언제 어느 위치에서도 제몫을 해내던 루니는 서서히 부진에 빠졌다. 타고난 스트라이커가 시도 때도 없이 다른 포지션을 소화하라는 지시를 받는다면 그럴 수밖에 없다.
이번 시즌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경기력으로 비난받던 루니가 2015-2016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서 결승골을 터뜨리며 살아날 조짐이다. 루니는 4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B조 4차전 CSKA 모스크바와의 경기에서 후반 34분 제시 린가드의 도움을 받아 헤딩골을 넣어 맨유의 1대 0 승리를 이끌었다. 루니와 맨유 모두에게 의미가 큰 골이었다.
루니는 지난달 17일 에버튼과의 프리미어리그 경기에서 득점을 올린 뒤 404분 만에 골 맛을 봤다. 2004년 맨유에 입단해 스트라이커로 펄펄 날던 루니가 최전방에서 밀려나 여기저기를 떠돌기 시작한 것은 2007-2008 시즌부터였다. 당시 오른쪽 윙이었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사실상 스트라이커 임무를 수행했고, 루니는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으로부터 측면 공간을 활용하라는 주문을 받았다. 이후 디미타르 베르바토프와 치차리토 등에게 스트라이커 자리를 빼앗긴 루니는 불만에 휩싸였다.
데이비드 모예스 감독이 부임한 2013-2014 시즌 루니는 스트라이커로 출전하는 빈도가 늘어났다. 하지만 모예스 감독은 한 시즌을 채우지도 못하고 경질됐다. 후임 루이스 판 할 감독은 루니를 디 마리아나 마타보다 낮은 위치에 배치했고 미드필더 역할을 떠맡겼다. 그러자 루니는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루니는 모스크바전까지 이번 시즌 모든 대회를 통틀어 16경기 6골에 그쳤다.
판 할 감독은 모스크바전에서 전술에 변화를 줬다. 앙토니 마샬을 원톱으로, 루니를 공격형 미드필더로 내보냈지만 공격은 원활하지 않았다. 후반 들어 마샬과 후안 마타를 불러들이고 마루앙 펠라이니와 멤피스 데파이를 투입한 뒤 루니를 최전방으로 올렸다. 그러자 5분 뒤 루니의 결승골이 터졌다. 맨유는 2승1무1패(승점 7)를 기록하며 조 1위에 자리 잡았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404분 만에 골맛… 루니 “나 안죽었어”
입력 2015-11-04 2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