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7% 이상의 성장률을 유지하는 바오치(保七·7을 유지)를 공식 포기하고 6%대 성장률도 감수하는 포치(破七·7이 무너짐) 시대를 맞았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3일 향후 5년간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6.5%를 밑돌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중국공산당 공보는 이날 시 주석이 2020년까지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1인당 국민소득이 2010년 대비 2배가 되는 목표를 실현하려면 5년간 성장률이 6.5%를 밑돌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시 주석이 직접 향후 5년간 경제성장률 전망에 대해 발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이 5년간의 경제성장률 마지노선을 6.5%로 설정함에 따라 세계경제의 엔진 역할을 해온 중국의 고속성장 시대도 사실상 종언을 고하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7%대 성장이 더 이상 힘들어질 만큼 경제 사정이 어려워졌다는 의미다.
이날 찾은 선박배관 전문 업체인 동방선기 다롄 공장 곳곳에는 녹슨 배관 파이프들이 곳곳에 눈에 띄었다. 2004년 다롄 법인 설립 이후 한때 450명까지 직원이 늘었지만 현재는 6명만 남아 공장 매각 작업을 하고 있다. 최재녕 법인장은 "싼 노동력을 보고 중국에 왔지만 한국에서 1명이 할 일을 중국은 5명이 필요해 원가 절감에 그다지 도움이 안 된다"면서 "중국 기업에 납품하는 것도 진입장벽이 너무 높아 판로 확보가 여의치 않았다"고 말했다.
문제는 한국 업체들이 헐값에 속속 중국 기업으로 넘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현지 기업 관계자들에 따르면 동방정공 대양선박 캐스코 모두 정상적인 매각은 아니었다. 동방정공은 18억 위안(약 3200억원)의 자산가치가 있지만 1억 위안(약 178억원)을 받고 중국 업체로 넘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이 수출에서 소비로 성장동력을 옮김에 따라 우리나라 기업들의 중국 접근법도 달라져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중국에 공장을 세워 생산 기지로 활용하던 시대는 끝났다는 것이다. 백인기 코트라 다롄무역관장은 "이제 제조업으로 중국에 와서 승부를 보기는 어려워졌다"면서 "중국 소비자를 직접 겨냥해야 하지만 중국 기업들과 경쟁할 수 있는 기술과 열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시진핑, 5년간 中 성장률 최소 6.5% 제시
입력 2015-11-03 23:48 수정 2015-11-04 0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