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후보가 난립한 미국 공화당의 경선 판세는 TV토론이 거듭될 때마다 후보들 간 부침이 심하다. 3차 TV토론 직후 실시된 여론조사에서는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의 지지율 상승이 눈에 띈다.
몬머스 대학이 10월 29일부터 11월 1일까지 뉴햄프셔주의 공화당 성향 유권자들을 상대로 실시한 뒤 2일 공개한 여론조사에서 루비오의 지지율은 13%로 3위를 차지했다. 2개월 전 같은 조사에서 4%에 그쳤던 지지율이 TV토론 활약 덕분에 3배로 껑충 뛴 것이다. 루비오 의원은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26%)에게는 아직 크게 미치지 못했지만 트럼프와 함께 아웃사이더 돌풍의 주역인 신경외과 의사 출신 벤 카슨(16%)에게는 3% 포인트 차로 따라붙었다. 뉴햄프셔주는 공화당 경선전의 첫 예비선거가 열리는 지역으로 ‘대선 풍향계’로 불리는 주요 경합지다.
루비오 의원은 월스트리트저널(WSJ)과 NBC가 이날 발표한 전국 단위 여론조사에서도 신경외과 의사 출신 카슨(29%), 트럼프(23%)에 이어 3위(11%)를 기록했다. 공화당 동료 의원의 첫 지지선언도 나왔다. 코리 가드너 상원의원은 “미국은 새 리더십이 필요하며, 루비오가 지금 세대의 도전에 부응할 수 있다”고 밝혔다. 헤지펀드 업계 거물인 폴 싱어가 후원 방침을 밝힌 데 이어 가드너 의원의 공개 지지로 루비오 후보의 상승세가 본격화될 조짐이다.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인 데이비드 브룩스는 “지금으로선 루비오가 공화당의 대선 후보가 될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예상했다.
3차 TV토론에서 루비오에 완패한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는 ‘젭은 바로잡을 수 있어(Jeb can fix it)’라는 새 표어를 들고 나와 분위기 쇄신에 나섰다.
한편 TV토론 질문이 흠집 내기에 치우치고 있다는 불만이 공화당 경선 후보들 사이에 많아 개선을 요구하는 3쪽짜리 서한이 이날 작성됐다. 그러나 느닷없이 트럼프 후보가 방송사들과 개별 협상을 하겠다고 선언하면서 후보들 간 공동 요구사항 합의가 흐지부지됐다. 트럼프는 토론 후보 인원을 현재 11명에서 더 줄이고 토론시간도 3시간(CNN 기준)보다 더 단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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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많고 탈 많은 美 대선 3차 TV토론 이후] 루비오 ‘부상’-젭 부시 ‘위기’-트럼프 ‘불만’
입력 2015-11-03 2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