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카페] 벼랑에 몰린 대우조선해양, 5만여명 ‘자구 토론회’ 준비

입력 2015-11-03 21:57

대우조선해양이 이달 중 자사 임직원과 협력사 임직원 등 모두 5만여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토론회를 개최한다. 창사 이래 협력사 임직원까지 함께 토론회를 개최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그만큼 대우조선해양이 위기상황이라는 의미다.

대우조선해양의 자사 인력은 1만3000여명, 협력사 인력은 3만7000여명에 달한다. 물론 5만여명이 한 장소에서 토론회를 여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대신 토론회 날을 정해 사업장별, 부서별로 회사 경영 상황을 논의하고,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모으겠다는 취지다. 이러한 전사(全社) 토론회는 노동조합이 먼저 요청해 사측이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3일 “노조 측이 사옥 매각 등 구조조정 방안들에 대해 전 임직원이 의견을 나눠야 하지 않겠느냐고 제안해 토론회가 열리게 됐다”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 경영진은 토론회에서 회사 사정을 상세히 설명하고, 본사 및 협력사 직원들의 ‘협조’를 요청할 예정이다. ‘내년 흑자 전환, 2017년부터 단계적 경영 정상화’라는 긍정적 비전도 제시할 듯하다.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3분기까지 4조3003억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적자를 기록했다. 최악의 유동성 위기 속에 산업은행을 포함한 채권단은 4조2000억원의 지원안을 발표했다. 대우조선해양도 각종 자구안을 발표하고 실행하고 있다. 지난달 말 부장급 이상 고위 직급자 300여명을 희망퇴직 등을 통해 감축했다. 노조는 경영정상화 때까지 파업자제와 임금동결을 약속하는 동의서를 제출했다. 본사사옥 매각 등 1조1000억원 규모의 자구안도 나왔다. 하지만 대우조선해양 사태를 바라보는 업계의 시선은 그리 밝지 않다. 재계 관계자는 “자구안이 나오고 있지만, ‘뼈를 깎는 자구안’은 아닌 것 같다”며 “천문학적인 국민 세금이 투입되는 만큼 그에 걸맞은 쇄신방안이 필요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남도영 기자 dy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