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홈구장 상업권리 놓고 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과 충돌… “홈구장 이전도 불사”

입력 2015-11-03 21:37

K리그 클래식 수원 삼성이 홈구장인 수원월드컵경기장(사진)을 관리하는 경기도수원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월드컵재단)과 경기장 내 독점적 상업권리 인정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수원은 홈구장 이전도 불사하겠다고 배수진을 쳤다.

수원은 3일 “월드컵재단이 자체적으로 경기장에 광고 영업을 하면서 구단이 경기장 내 독점적인 상업권리를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며 “올해에는 월드컵재단이 구단과 협의도 없이 전광판 하단에 LED 광고판을 설치하고 광고 영업을 추진해 구단의 스폰서 유치에 큰 타격을 받고 있다”고 주쟁했다. 이어 “최근 월드컵재단에 공사 중지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지만 답변이 없다. 월드컵재단이 독자적으로 유치한 광고판들이 경기장에 붙으면서 구단 후원사의 스폰서십 권리 조항이 심각하게 침해당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수원은 K리그 클래식 홈경기 때마다 수원월드컵경기장을 임대해 쓰고 있다. 수원이 매년 월드컵재단에 지급하는 돈은 경기장 임대료, 상업광고 사용료, 경기장 입장 수익의 10% 등 약 10억원이다. 하지만 수원월드컵경기장에는 수원 구단이 유치한 스폰서 광고 외에 월드컵재단이 구단과 상관없이 자체적으로 유치한 광고까지 걸려 있다.

수원 관계자는 “독점적 상업 권리를 놓고 월드컵재단에 이야기하면 ‘임대 계약은 그라운드만 인정된다’는 주장까지 하고 있다. 결국 월드컵재단이 구단으로부터 경기장 광고사용료를 받고 여기에 자체 광고 활동까지 펼치면서 수익 내기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전북 현대 등 다른 K리그 구단들은 경기장 관리 책임을 맡은 시설관리공단과 협의해 경기장 내 독점적인 상업권리를 인정받고 있어 수원과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수원은 월드컵재단이 경기장 임대에 따른 독점적인 상업권리를 인정하지 않으면 홈 구장을 수원종합운동장으로 옮기는 방안까지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김태현 기자, 연합뉴스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