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년간 수도권 상가 경매시장에 1조8000억원의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추산된다.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상가를 통해 수익을 얻으려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4일 경매정보업체 부동산태인에 따르면 지난 10월 수도권 소재 근린상가에 대한 법원경매 입찰경쟁률은 3.49대 1로 파악됐다. 낙찰된 상가 1개당 평균 3.49명이 입찰했다는 얘기로 경쟁률이 3.4대 1을 넘어선 것은 2014년 3월(3.99대 1) 이후 처음이다. 응찰자 수는 지난 7월 694명, 8월 743명, 9월 788명, 10월 869명 순으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저금리로 금융권을 떠난 자금이 수익형 부동산 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2014년 11월부터 지난 10월까지 상가 경매시장으로 흘러 들어간 자금은 총 1조8000억원, 월평균 1500억원 규모다. 다만 기존에 운영 중인 상가의 경우 이미 유치권 신고가 접수됐다면 은행 대출이 힘들다는 단점이 있다. 상가에 입주해 있는 임차인과 갈등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이에 신축 상가를 찾는 수요자들도 늘고 있다. 특히 브랜드 아파트 내 상업시설, 유명 상권에 위치한 점포는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낼 수 있어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수도권 남부 최고의 부촌으로 부상하고 있는 경기도 광교신도시에서는 현대엔지니어링이 70실 규모의 수변 테라스형 스트리트 상가 힐스테이트 광교 상업시설을 분양한다. 광교 호수공원 내 원천호수 방향으로 점포가 집중적으로 배치돼 소비자 접근성과 집객력을 극대화한 것으로 평가된다.
광교 호수공원 일대는 향후 상권이 더욱 활성화 될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이다. 최근 서울에서 온 나들이객까지 몰리는 등 이미 유동인구가 많다. 게다가 힐스테이트 광교 상업시설이 들어서는 광교 D3블럭 입지는 경기도청 신청사 예정 부지와 가깝다. 인근에 신분당선 연장역과 법조타운이 조성될 예정으로 유동인구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상가 임대가 활발한 서울 강남구에서는 GS건설이 55실 규모의 역삼자이 상가를 공급한다. 이 상가는 기존의 아파트 밀집지대에 들어설 계획으로 이미 확보된 유동인구가 풍부하고, 언주로 대로변에 바로 접해 있어 입지가 좋다는 입소문을 타고 있다.
이밖에 서울 은평뉴타운에서는 한화건설이 52실 규모의 은평 꿈에그린 상업시설을 주거시설과 함께 분양 중이다. 서울 지하철 3호선 구파발역과 가깝고 기존 아파트 단지 초입에 위치해 있어 꾸준한 유동인구 확보가 가능한 입지다. 인근에 대형 병원과 복합쇼핑몰이 입점되면 상가 가치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권강수 이사는 “투자자들이 상가를 구입할 때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는 것이 바로 공실에 대한 두려움”이라며 “공실을 피하고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위해서는 주변 유동인구량이 풍부하고 차량 접근이 용이한 상가를 고르는 것이 요령”이라고 조언했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
길 잃은 뭉칫돈 ‘상가’로 몰린다… 경매시장을 통해 본 하반기 부동산 흐름
입력 2015-11-04 18: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