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이호동에 위치한 Y한식당은 중국인이 운영하는 식당이다. 2014년 문을 연 이곳은 589㎡(178평)규모로 500명을 수용할 수 있어 대규모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즐겨 찾고 있다.
또 서귀포시 서귀동에 위치한 D중국음식점은 오래 전 제주로 이주해 온 왕씨 형제들이 운영하고 있다. 2006년 30∼40평 규모로 영업을 시작한 이곳은 서귀포 시내에서 제법 알려진 음식점으로 꼽히고 있다.
제주시 연동에 있는 A호텔과 C호텔도 중국인이 직접 운영하는 곳이다. 올해 문을 연 이 호텔은 부대시설 뿐 아니라 인테리어와 객실 분위기를 고급스럽게 갖췄다. 제주공항 인근에 위치한데다 주변에 편의시설과 교통편이 발달해 있고, 향토음식을 활용한 조식뷔페까지 선보여 입소문이 난 곳이다.
이처럼 제주도내 건축물에 대한 중국인들의 매수가 급증하고 있다. 제주도는 올해 9월말 기준 제주지역 외국인소유 건축물은 총 2421건 35만2937㎡로 이 가운데 중국인 소유 건물이 74%에 해당하는 1786건으로 가장 많다고 3일 밝혔다.
특히 중국인 소유 건축물 1786건 중 80%인 1421건(21만4249㎡)은 숙박시설로 나타났다. 숙박시설 중에는 대규모 개발사업지구 내 분양형 콘도가 많고, 내국인 소유 호텔을 사들이는 사례도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들어서는 중소형 호텔이나 음식점까지 매입해 직접 운영에 나서는 중국인들도 늘고 있다.
현재 제주에서 중국인이 운영하는 음식점은 총 40곳으로 2010년 이전 3곳에 불과했지만 급속히 늘었다.
외국인 소유 건축물은 2011년 82건(중국인 29건)에 불과했으나, 2012년 276건(중국인 194건), 2013년 524건(중국인 389건), 2014년 814건(중국인 689건)으로 크게 늘었다.
하지만 중국인들이 건축물 매입과 직접 운영 사례가 늘면서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서귀포시에서 펜션을 인수해 운영 중인 중국인 P씨(60)는 “중국 여행사와 협약을 맺고 중국인 단체 관광객 위주로 예약을 받고 있어 한국 여행사와는 거의 거래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시 연동에서 음식점을 경영하는 L씨(54)는 “중국인 관광객 위주로 운영하기 위해 이제는 거의 한국 손님을 받지 않는다”며 “중국인 손님들이 만족할 수 있게 중국 고유의 전통음식과 식단을 메뉴로 바꿔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급증하고 있지만 중국계가 운영하는 여행사와 호텔·숙박·쇼핑·음식 등에 집중되면서 제주의 토종업계는 철저히 소외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2010년부터 현재까지 외국인휴양체류시설(콘도)에 따른 ‘부동산투자이민제'에 의해 제주 거주 비자발급을 받은 사례는 총 1285건으로 이 중 중국인이 98.5%(1268건)로 집계됐다.
제주=주미령 기자 lalijoo@kmib.co.kr
중국인, 제주 건물도 야금야금… 숙박·음식업 ‘큰손’
입력 2015-11-03 1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