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미국의 중년 백인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주요 선진국에서 중년 사망률이 내려가고 있지만 유독 미국의 중년 백인 사망률만 2000년대 이후 증가 추세에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2일(현지시간) 올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앵거스 디턴 프린스턴대 교수와 부인 앤 케이스 박사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통계 등을 기초로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고 소개했다.
디턴 부부는 2000년대 이후 45∼54세의 사망률 가운데 유독 미국 백인의 사망률만 치솟은 것에 주목했다. 이들은 그 배경에 심장병, 당뇨병 같은 성인병보다도 자살, 알코올 및 약물 남용 등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디턴 교수는 특히 중년 백인 가운데서도 고졸 이하의 학력을 가진 그룹에서 사망률이 늘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 계층에서는 1999∼2014년 10만명당 사망자가 134명 증가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이들이 왜 알코올과 약물 남용 등에 빠졌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히 설명하지 않았다. 그러나 경제학자들은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인한 생존경쟁에서의 박탈감이 주요 원인일 수 있다고 NYT에 설명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마약·알코올 남용·자살… 위기의 美 중년 백인
입력 2015-11-03 22:18